“실패 두려워 말고 끝없이 도전하라” 엄홍길 대장 서울대서 강연
입력 2010-03-10 19:06
“제가 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간밤에 관악산에 눈이 내려 경관이 좋습니다. 관악산의 기를 듬뿍 받으면서 끝없이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히말라야 8000m급 16좌를 모두 오른 산악인 엄홍길(49) 대장이 이번에는 서울대 강단에 올랐다. 엄 대장은 10일 서울대 제1공학관에서 ‘도전과 극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서울대 공대가 주최한 ‘공학과 인문학의 만남’ 테마 강연의 초청 연사 자격이었다.
엄 대장은 강연회에 참석한 300여명의 학생에게 “포기하지 말고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1988년 에베레스트 정복을 시작으로 2007년 봄 로체샤르를 등정할 때까지의 생생한 경험이 펼쳐졌다. 엄 대장은 같이 산을 오르던 동료가 크레바스에 빠져 목숨을 잃은 경험, 세르파들의 고생스러운 삶, 극한을 이긴 기쁨을 이야기하며 “결국 인간의 의지로 못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엄 대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더욱 노력하라고 전했다. 그는 “‘도대체 왜 나만 가면 실패할까’ 하고 좌절에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상 직전에서 실패했고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가 이어졌지만 “‘그래 한번 해보자’ 하는 욕구 때문에 도전을 멈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패할 때마다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분석하고, 피나게 훈련을 해 결국 성공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엄 대장에게 뜨거운 열기로 호응했다. 학생들은 공학이 아닌 모처럼의 특강에 눈을 반짝이며 엄 대장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눈을 맞아 그런지 머리가 하얗게 세었을 뿐 나이는 많지 않다” “산은 즐겨 오르지만 평지는 걷기 귀찮아 차를 탄다”는 농담에는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