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우 전 美백악관 차관보 사법연수원 강연 “차별없는 세상위해 헌신을”
입력 2010-03-10 19:06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가 10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41기 연수생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을 가졌다. 그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실력(Competence)과 인격(Character), 헌신하는 자세(Commitment)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의 고위공직에 올랐던 강 박사는 연수생들에게 “이제까지 그저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면 준비가 부족한 것”이라며 “더 좋은 꿈을 위해 헌신하라”고 말했다. 그는 열띤 목소리로 “편견과 차별 없이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꿈을 가지고 살다 보니 자연히 꿈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다”며 어떤 경우에도 꿈을 포기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강당을 가득 메운 연수생들은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강 박사는 인생을 항아리에 비유했다. 그는 “항아리를 큰 돌과 자갈, 모래로 채운다면 채울 수 있지만 어느 것 하나만으로 채우려 해선 안 된다”면서 “큰 돌이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이라면 자갈은 무엇이 될 것인가에 관한 고민, 모래는 무엇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강 박사는 또 연수생들에게 실력과 인격을 갖출 것을 당부하며 “섬기는 지도자가 되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어실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위에 있는 것이 있다”며 “사회적 지위가 올라갈수록 인격을 닦으라”고 말했다.
강 박사는 국내 대학을 졸업하고 1976년 한국인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미 피츠버그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2001년부터 9년간 백악관 국가장애위 정책차관보를 지냈다. 지금은 유엔 세계장애인위원회 부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특강에 앞서 사법연수원 최초의 시각장애인 연수생인 최영(30)씨를 만나 “(최씨가) 시각장애인에게 막혀 있던 길을 열어 감개무량하다”고 격려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