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사라질 GM대우 브랜드
입력 2010-03-10 18:44
GM대우 브랜드가 사실상 없어진다. 1983년 대우자동차 출범 이후 27년 만에 ‘대우’라는 브랜드가 자동차 업계에서 사라지는 셈이다. 대신 ‘시보레’로 교체된다. 시보레는 GM의 핵심 브랜드 중 하나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10일 가진 ‘2010년 회사경영방침’ 설명회에서 “시보레 브랜드 도입과 관련, 이미 결정을 내린 상황”이라며 “노조 및 직원 등의 이해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5월 중순 이전 정식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브랜드 교체를 시사한 것이다.
회사 경영진은 그동안 브랜드와 관련해 GM대우 유지, GM대우·시보레 공존, 시보레 교체 등 3개 방안을 검토해왔다. 기존 GM대우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고 판매도 부진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GM대우는 지난해 내수시장 점유율 8.2%로, 르노삼성(9.6%)에 이어 4위로 밀려났다. GM대우 차량 구입자 중 상당수가 시보레 로고를 따로 구입해 달고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경영진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시보레 브랜드로 교체하는 방안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GM대우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했다면 굳이 노조나 직원들의 이해를 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아카몬 사장은 11일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회사 브랜드 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하지만 그는 “브랜드는 노조가 아니라 경영진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브랜드 변경은 판매 등을 늘리기 위한 것이지 고용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카몬 사장은 또 올해 내수 시장에서 지난해 대비 20% 판매신장을 통한 두 자릿수 점유율 회복, 해외시장 공략 확대를 통한 160만대(반조립제품 포함) 수출 등으로 반드시 흑자를 내겠다고 밝혔다. 내수 판매신장 전략에는 대우자동차판매(대우자판)와 결별하고 그동안 대우자판이 맡았던 전국 4개 권역(서울 강남, 인천, 경기 서부, 충청·전라·제주)에 다자총판제를 추가 도입하는 공격적 마케팅도 포함됐다.
아울러 제품 품질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준대형 세단 등 신차도 지속적으로 개발, 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GM대우 내수판매 실적은 용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소비자들이 정비소를 방문하지 않아도 될 만큼 최고 품질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신차 개발에 있어 친환경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내년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