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먹기 어려워지나… ‘갈치=金치’ 언제까지

입력 2010-03-10 18:42


앞으로 참치회를 먹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갈치도 밥상에서 보기 힘들어진다. 국제사회가 참치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갈치는 가격이 급등했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면 국제 거래가 금지된다. 우리나라는 원양어업을 통해 참치를 잡아 주로 일본에 수출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원양어업의 피해가 예상된다. 갈치의 경우 겨울 한파로 근해에서 잘 잡히지 않으면서 어획량이 급감했다.

◇참치, 멸종위기종 지정되나=오는 13∼2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무역에 관한 협약(CITES)’ 회의에서 대서양과 지중해 연안산 참다랑어를 수출입 금지 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참다랑어는 참치류 가운데 최고급 어종으로, 주로 횟감으로 쓰인다.

모나코는 지난해 10월 대서양의 참다랑어 개체수가 50년 전에 비해 74%나 줄었다며 수출입 금지를 제안했다. CITES에는 전체 175개 나라가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는데 회의 참가국 3분의 2 이상이 이 안을 지지하면 대서양 참다랑어는 수출입이 금지된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10일 “일단 참치류가 멸종위기종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 다른 해역에서 잡는 참다랑어는 물론 눈다랑어 황다랑어 가다랑어 같은 다른 참치종도 멸종위기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ITES는 국가 간 거래만 규제하고 있어 우리 국적 원양어선이 참치를 잡아 국내에 유통시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 대만과 함께 세계 3대 참치 어획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태평양산 참다랑어를 다량 어획해 일본 등에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참치 규제가 확산되면 산업 위축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1억2285만 달러(5만1130t)의 참치를 수출, 농림수산 분야 수출품 가운데 10년 연속 최고액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일본과 국제 공조에 나설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수산업 보호는 물론 주요 식품의 하나인 참치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멸종위기종 지정을 막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10년 만에 최고 기록한 갈치 값=갈치 값은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며 ‘금치’가 되고 있다. 현재 신세계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큰 갈치 1마리(330g 이상)는 55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 정도 올랐다. 갈치 값은 2008년까지만 해도 2500원대로 안정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초부터 오르기 시작해 5000원을 넘어섰다.

최근 10년간 갈치 가격은 2001∼2005년 3500원에서 2006∼2008년 2500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3월 3300원으로 올랐다. 이후 7∼9월 5100원으로 오른 뒤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서민들 밥상에서 갈치 보기가 힘들어질 전망이다.

갈치 값이 이처럼 뛰고 있는 것은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갈치 주산지는 제주다. 여기에 7∼9월 서해와 남해에서도 잡힌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제주 근해 갈치잡이 어선 조업이 예년의 60% 수준으로 줄었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갈치 어장이 먼 바다로 이동했다.

마트 관계자는 “2000년 이전 갈치 시세 자료가 없어 2001년 이후 시세만으로 볼 때 현재 갈치 시세는 10년 만의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