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끄러운 柳… 與, 경계

입력 2010-03-10 18:38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기지사에 출마키로 함에 따라 여야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당내 경선 구도를 짜고 있던 민주당은 유 전 장관 출현에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역시 내심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 유 전 장관의 출마로 경기지사 선거는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핵심 측근은 10일 유시민 전 장관의 출마 소식에 “솔직히 야권이 단일화에 실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껄끄러운 상대가 나타났다는 뜻이다.

한나라당은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든 안 이뤄지든 유 전 장관의 출마로 선거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장관을 비롯해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과 이종걸 의원,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등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야권 후보 중심의 선거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도 없지 않다. 여기에 현직 단체장 교체 바람이라도 불 경우 속수무책일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여당이 특히 걱정하는 것은 유 전 장관의 지지율이 높다는 점이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각종 정치인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유 전 장관은 13% 안팎의 지지율이 나온다. 반면 김 지사는 4% 안팎에 불과하다.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는 “다른 야권 후보들에 비해 유 전 장관의 잠재력이 큰 게 사실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여당은 경기도에서는 ‘유시민 바람’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 측근은 “경기도는 장년층과 노년층, 또 보수층이 많아 상대적으로 젊은층 및 진보층 지지도가 높은 유 전 장관이 크게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 지사의 도정 지지율이 꾸준하게 50%를 상회하고 있어 심판론이나 교체론 요구가 적은 것도 재선에 큰 어려움을 주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유 전 장관 출마를 계기로 수도권 여권 지지층의 결속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