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출마 선언… 경기지사 선거, 복잡해진 셈법

입력 2010-03-10 21:12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기지사에 출마키로 함에 따라 여야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당내 경선 구도를 짜고 있던 민주당은 유 전 장관 출현에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역시 내심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 유 전 장관의 출마로 경기지사 선거는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시민 전 장관은 10일 국민참여당 광역단체장 후보 출마 기자회견에서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웃고, 여성과 청년들이 기회를 얻는 도정을 펼치겠다”며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유 전 장관은 “진보개혁진영의 연대로 이명박 정권의 일그러진 국정을 바로잡고 정권 교체의 희망을 심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김진표, 이종걸,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도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보다 더 가능성 있는 후보가 있어 그분으로 단일화한다면 그분의 선대위원장이라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성인은 못되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아야 하는데, 존경하고 사랑하는 한명숙 전 총리와 경쟁하는 것은 정치 이전에 인간적 도의에 어긋난다”고 서울시장 출마 포기 배경을 설명했다. 오는 7월 치러지는 서울 은평을 재선거에도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유 전 장관의 출마로 야권 연대 틀이 깨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에 모두 후보를 내세우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김대중과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정신은 통합, 그리고 영남에서의 정면 돌파”라며 “유 전 장관은 영남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꼭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후보 간 경쟁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야권 단일 후보가 극적으로 탄생하기라도 할 경우 그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