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관객층·다양한 부대시설… 연극, 강남으로 가다
입력 2010-03-10 18:11
대학로 연극의 강남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한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윤당아트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중이다. 대학로 공연이 40대 배우들이 등장하는 것과 달리 강남 공연은 30대 배우들이 전면에 나서 젊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난 2월 18일부터는 영화 ‘하모니’에서 건달녀로 나서 눈길을 끈 배우 김재화가 출연한다. 영화 ‘타짜’ ‘뜨거운 것이 좋아’ 등에 출연했던 배우 임정은도 2003년 초연 이후 8년 만에 세탁소 안주인으로 컴백했다.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허름한 동네 세탁소를 배경으로 대를 이어 세탁소를 운영하는 주인 강태국 일가와 그를 둘러싼 소시민의 일상과 사건을 그린 연극이다. 극단 모시는사람들 관계자는 “로데오거리 앞에 공연장이 있다는 게 잘 안 알려져 처음에는 고전했지만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관객이 늘고 있다”면서 “대학로 소극장의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데다, 대학로와 달리 교통과 주차가 편리하고 갤러리, 카페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춰진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부터 3월 1일까지 ‘늘근도둑 이야기’를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트홀에서 선보였던 연극열전은 같은 장소에서 13일부터 연극 ‘웃음의 대학’을 오픈런으로 공연한다. 10개월간 강남에서 공연된 ‘늘근도둑 이야기’는 젊은층뿐만 아니라 40∼50대 강남 직장인을 새로운 관객층으로 개발하며 연극 불모지인 강남에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제작사와 배우 입장에서는 장기 공연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사례를 만들었다는 의미가 있다.
일본작가 미타니 고우키의 작품인 ‘웃음의 대학’은 2차 대전을 배경으로 웃음을 주려는 작가와 이를 없애려는 검열관의 대립을 웃음과 감동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생으로 나왔던 정웅인과 염종으로 출연한 엄효섭이 검열관 역으로 합류했고, ‘늘근도둑 이야기’와 tvN ‘롤러코스터’에 출연한 배우 정경호와 뮤지컬배우 김도현도 작가 역으로 출연해 화려한 진용을 갖췄다.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도 동시에 공연된다. 대학로 출연진은 송영창 안석환 조희봉 봉태규 등이다.
어린이 연극인 극단 학전의 ‘고추장 떡볶이’도 26일부터 5월 5일까지 서울 도곡동 도곡2문화센터 내에 있는 소극장 오유에서 공연된다. ‘고추장 떡볶이’는 비룡 백호 형제가 엄마가 없는 며칠동안 갖가지 일을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로 5세 이상 아이가 보기에 적당하다. 이밖에 연극 ‘그남자 그여자’도 3월 말까지 서울 청담동 KS청담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