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범행현장 500m 거리에 있었다…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 김길태 검거
입력 2010-03-11 00:29
부산 여중생 이모(13)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10일 검거됐다. 납치 현장인 이양의 집에서 불과 500븖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지난달 24일 이양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 14일, 공개수사로 전환한 지 11일, 이양 시신 발견 4일 만이다.
경찰은 오후 3시쯤 부산 삼락동 덕포시장 인근 H빌라 부근에서 수색을 벌이다 김길태를 발견, 격투 끝에 붙잡았다. 그가 검거된 곳은 이양 시신이 발견된 덕포동 재개발구역과 인접해 있고, 양아버지 집에서도 300m 정도 떨어진 곳이다.
김길태는 빌라 옥상에 있다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져 오자 건물 벽을 타고 달아나다 형사 4명에게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김길태다”라고 소리 지르며 도주로를 차단하는 데 협조했다. 검거 당시 김길태는 세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초췌한 모습이었으며 파란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오후 4시29분쯤 김길태를 수사본부가 차려진 사상경찰서로 압송, 얼굴을 공개하고 범행동기와 그동안의 은신처 등에 대해 조사했다.
김길태는 사상경찰서로 압송된 직후 취재진이 “범행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고개를 가로저어 부인했다.
경찰은 김길태가 조사 과정에서 이양 살해 사실을 부인하는 데다 극도의 공황상태를 보이며 진술을 거부해 이날 밤 9시쯤 일단 조사를 중단했다. 경찰은 김길태가 심리적 안정을 취한 뒤 조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길태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이양 체내에서 김길태의 DNA가 검출된 만큼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데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길태가 범행 현장 부근에서 검거됨에 따라 그동안 범행 현장 주변을 대대적으로 수색하고도 그의 행적을 찾지 못한 경찰 수사에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그동안 부산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지구대 파출소 등의 가용 경찰관을 총동원해 부산지역 범죄 취약지에 대한 권역별 정밀 수색을 실시해 왔다.
김길태는 지난달 24일 덕포동 이양 집에서 이양을 납치,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이양 집에서 50여븖 떨어진 주택의 옥상 물탱크 안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윤봉학 조원일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