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태권도, 세계주니어선수권 8연패
입력 2010-03-10 18:00
한국 여자팀이 제8회 세계주니어태권도선수권대회서 8연패에 성공했다.
한국은 10일(한국시간) 멕시코 티후아나 종합체육관에서 폐막된 대회 최종일 경기서 여자 55㎏급의 최수지(효정고)가 영국의 제이드 존스를 15대12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금4 은2 동1을 획득한 한국은 중국(금3)을 따돌리고 8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반면 역시 8연패를 기대했던 한국남자는 이날 남자 59㎏급의 정인창(영천고)이 그리스의 첼로스 클레안티스를 6대5로 꺾고 우승했지만 이란(금3 은1 동1)에 처음 종합 우승을 내주고 2위(금3 동1)로 내려앉았다.
한국 남자팀의 부진은 세계태권도의 실력 평준화의 결과라는 분석과 전자호구 사용으로 한국이 누려온 판정상 이점을 상실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성인대회인 제19회 코펜하겐 세계선수권대회서 첫 전자호구에 의한 채점이 도입됐을 때도 한국 여자팀이 사상 처음 종합우승을 중국에 내줬다.
이번에 주니어 세계대회로는 처음 도입된 전자호구, 비디오판독제, 차등점수제는 가능성과 문제점을 동시에 드러냈다. 판정시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도입한 전자호구, 비디오 판독제는 일단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태권도 경기장에 흔히 있던 판정시비로 인한 소란은 한 건도 없었다. 선수들도 기존 심판채점방식보다 훨씬 공정하다며 반기고 있다. 여자 49㎏급 챔피언 미릴란 바르가스(푸에르토리코)는 “과거에는 애매한 판정이 많았지만 전자호구에 의한 기계적 채점은 모든 선수에게 공평해서 좋다”고 말했다.
다만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때마다 경기가 자주 중단되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도 이와 관련, “마지막 3라운드는 현행대로 하되 1, 2라운드에는 30초 휴식시간에 판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태권도를 재미있게 하기 위해 도입한 차등점수제는 실제로 흥미진진한 결과를 낳았다. 얼굴 가격시 한꺼번에 3점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큰 기술이 자주 나왔고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승패를 예측할 수 없어 매일 3000여 관중석을 꽉 채운 멕시코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한편 부상방지를 위해 국내에서 금지하고 있는 변칙기술인 일명 ‘커트발’이 국제무대에서는 통용되고 있는 점은 경기규칙 통일차원에서 시급히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선수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최병규(협성고) 등 적어도 3명의 선수가 이같은 변칙기술에 희생됐다고 한국코치진은 분개하고 있다.
티후아나(멕시코)=서완석 부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