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땅·바닷 길 막은 철없는 3월 폭설… 전국 대부분 5㎝이상 큰눈
입력 2010-03-10 17:54
때늦은 3월 대설이 강타한 10일 전국은 출근길 교통대란과 사고, 각급 학교의 휴교 등으로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대부분의 지역에 5㎝이상의 큰 눈이 내린데다 한동안 따뜻했던 기온도 영하로 떨어지면서 아침 출근길은 마비됐다.
3월 기상관측 사상 가장 많은 눈이 내린 경남 지역에서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이 차질을 빚었다. 시험에 응시한 11만7000여명의 학생들 가운데 지각학생이 속출하자 교육당국은 시험시간을 늦추고 농어촌 일부 고교생들을 천재지변에 따른 미응시로 처리했다.
5일째 폭설이 내린 강원지역에서는 휴교가 속출했다. 대관령 110㎝, 강릉 36.52㎝, 속초 35.6㎝ 등 대부분 지역이 3월 적설량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인제∼고성 미시령 옛길 구간과 정선 임계와 동해 삼화간 백봉령 구간은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한라산 60㎝, 서귀포 5.3㎝ 등 때아닌 봄눈 폭탄을 맞은 제주지역에서는 풍랑경보와 강풍주의보까지 발효되면서 항공편과 여객선 결항 사태가 이어져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국제공항은 윈드시어(Wind Shear·난기류) 경보까지 내려 국내선 28편이 무더기 결항됐다.
53년 만에 3월 적설량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대구에서는 제때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도로마다 차량들의 거북 운행이 이어졌다.
경기·전라·충청 지역 역시 눈길 교통혼잡과 사고가 이어졌으며 적설량이 많은 지역의 주요도로들은 차량 통행이 한때 통제되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제때 제설작업이 진행됐으나 도로 곳곳이 얼어붙어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오전 8시10분쯤 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에서 당산역으로 가던 2064호 전동차는 경사 4도의 지상철로를 올라가다 눈 녹은 물이 고인 레일에서 미끄러지는 이례적인 사고가 일어나 한때 운행이 중지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번 폭설이 시베리아 고기압에서 떨어져 나온 차가운 공기덩어리가 한반도 상공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합쳐지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국종합=신창호 강창욱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