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 담백 ‘속살’에 침이 꿀꺽… 영덕 블루로드와 대게 축제
입력 2010-03-10 17:33
“대게찜 냄새 구수한 영덕블루로드를 아시나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중 경북 영덕의 강구항에서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약 50㎞의 영덕블루로드가 영덕대게축제를 맞아 도보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영덕블루로드=3구간으로 이루어진 블루로드의 A코스는 대게 집산지이자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인 강구항에서 풍력발전단지를 거쳐 해맞이공원까지 17.5㎞. 노란 화살표를 따라 급경사의 골목길을 5분쯤 오르면 강구항과 동해바다가 발아래 펼쳐진다. 이곳에서 24기의 풍력발전기가 웅장하게 늘어선 고불봉까지는 반나절 거리. 윤선도시비와 영덕신재생에너지전시관 등 볼거리도 다양한 영덕풍력발전단지는 달맞이 야간산행지로도 유명하다.
대게를 형상화한 창포말등대가 이색적인 해맞이공원에서 대게원조마을을 거쳐 축산항에 이르는 15㎞의 B코스는 동해안 최고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 바다낚시로 유명한 석리를 지나면 대게원조마을로 알려진 차유마을로 이곳에서 잡은 게의 다리가 대나무와 흡사해 대게로 불렀다고 한다. 강구항과 더불어 영덕을 대표하는 축산항은 새벽부터 밤까지 부지런한 어선들로 늘 활기가 넘친다. 축산대게활어타운의 대게와 활어회가 저렴한 편이다.
축산항에서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17.5㎞의 C코스는 고려말 학자인 목은 이색 선생의 출생지인 괴시리전통마을을 통과한다. 마을 인근에는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배경지로 유명한 송천이 흐른다. 대진해수욕장에서 고래불해수욕장까지는 백사장이 아름다운 명사 20리. 목은 이색 선생이 고래들이 하얀 분수를 뿜으며 노는 모습을 보고 ‘고래들이 노니는 뻘’이라는 뜻의 고래불로 명명했다고 한다. 블루로드의 종착점인 고래불해수욕장의 고운 해변에 발자국을 찍는 맛이 그만이다.
4월초를 전후해 경북 안동과 영덕을 연결하는 34번 국도 영덕구간은 핑크로드로 변신한다. 지품면 대에 자리 잡은 복숭아 꽃밭이 진분홍 물감을 흩뿌린 듯 화려한 자태를 뽐내기 때문이다. 영덕 신양에서 옥계유원지로 가는 달산면 일대의 복사꽃도 아름답다(영덕군 문화관광과 054-730-6396).
◇영덕대게축제=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영덕대게축제가 12일부터 사흘 동안 경북 영덕의 삼사해상공원과 강구항 및 대게원조마을에서 펼쳐진다. 대게는 11월부터 5월까지가 제철이지만 산란을 앞두고 살이 꽉 차는 3월부터 잡히는 대게가 가장 맛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영덕대게의 집산지인 강구항을 비롯해 대진항, 축산항 등 크고 작은 항포구마다 대게잡이 배가 부산하게 오가고 대게찜의 구수한 냄새가 미식가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강구면과 축산면 사이 3마일 앞바다의 청정해역에서 잡히는 대게는 다른 지역의 게보다 다리가 길고 속살이 많다. 맛도 담백하고 쫄깃쫄깃한데다 키토산과 타우링산이 많은 편이다. ‘대게’는 8개의 다리가 대나무처럼 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살이 통통하게 오른 대게를 쪄 살을 발라 먹고 등딱지에 밥을 비며 먹는 맛이 일품이다.
대게 중에서도 최상품은 박달대게. 속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하게 차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 대게를 좀 더 싸게 먹으려면 비교적 한산한 대진항과 축산항의 음식점을 찾는 것도 요령. 축제 기간에는 대게잡이 어선 승선체험, 영덕 대게 깜짝 경매, 대게 무료 시식회 등 다양한 먹거리 행사가 계속된다. 생김새가 똑같은 영덕대게와 러시아산 대게를 어떻게 구별할까. 영덕대게보존회 이춘국 회장은 “영덕대게는 등딱지와 다리가 깨끗하지만 러시아산은 작은 산호반점이 있다”고 말한다. 강구항의 씨월드(http://ydseaworld.kr)에 주문하면 대게찜을 이튿날 전국 어디든 택배로 보내준다.
게를 싼값에 먹으려면 굳이 대게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국산보다 저렴한 러시아산 대게를 먹어도 좋고, 등딱지와 다리가 붉은 홍게를 먹어도 좋다. 동해안 심해에서 서식하는 홍게는 살이 통통하게 오르면 맛있다(영덕대게축제추진위 054-730-6682).
영덕=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