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3월은 이단 활개의 달, 학복협 '캠퍼스 이단주의보 발령'
입력 2010-03-10 17:10
[미션라이프] 3월의 대학가는 용광로 같다. 새로운 만남의 열기 속에 온갖 사상과 신념, 문화가 공존하고 뒤섞인다. 대학 새내기들은 묘한 설렘과 기대감으로 새롭게 빠져들 무언가를 모색한다. 선교단체나 교회에게는 복음 전파의 호기이지만, 이단이 침투하기에도 최상의 때다. 이단은 도둑처럼 대학생들에게 다가가 왜곡된 신앙을 심거나, 이제 막 자라려는 신앙을 변질시킨다. 선교의 전략적 요충지를 이단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한국교회와 성도, 가정이 3월 대학가를 더욱 주목해야 할 이유다.
학원복음화협의회(학복협·상임대표 권영석 목사)는 10일 새 학기를 맞은 대학가에 이단 경계주의보를 발령했다. 학복협은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캠퍼스에서도 새내기들과 청년들을 상대로 한 이단들의 적극적 홍보활동이 예상된다”며 “이들에 의한 캠퍼스 및 교회 청년대학부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경계주의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학복협은 특히 주의해야 할 이단으로 A단체, B단체, C교회 등을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국내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분류한 상태. 학복협에 따르면 A단체는 박모씨가 만든 것으로 죄사함과 거듭남, 또는 구원의 비밀을 자신들의 교회를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올해 주요 활동 계획을 보면 월드캠프, 아토피 캠프, 영어 말하기 대회, 중국인 문화의 밤 등이 있다. B단체는 성경 외에 ‘신탄’이라는 책을 갖고 있으며, 자의적으로 성경을 풀이한다. 이들은 예수님의 성육신뿐 아니라 신성까지 부인하며 자신들의 교주격인 인물을 ‘자신을 이긴 자’ ‘보혜사’ 등으로 부른다. C교회는 입신, 예언, 방언 등 극단적 신비주의 신앙형태와 잘못된 구원론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복협은 이 외에도 9∼10개의 단체를 주목해야 할 이단으로 꼽았다.
월간 현대종교 최근호에서 전국 117개 대학(교)의 이단 현황을 추적한 내용을 보면 이단들의 각 대학별 침투 정도는 매우 심각한다. 서울대의 경우, 그릇된 귀신론을 따르는 D단체가 정식 동아리로 가입돼 있으며 10명 정도가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동아리방도 있고, 교내에 수련회 포스터를 부착하기도 한다. 정식 동아리는 아니지만 이밖에도 4∼5개 정도의 이단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예비 목회자를 양성하는 일부 신학교에서도 이단들의 비공식적 활동이 포착됐다.
최근 몇 년간 이들 이단의 전략은 더욱 세련되고, 은밀해졌다고 학복협은 전했다. 일반 동아리처럼 보이도록 종교색을 감추고, 대신 영어공부나 자원봉사, 문화공연, 명사초청강연회 등 그럴싸한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다.
학복협 민혁기 간사는 “이단의 실상과 그 대처 방안을 알리는 동시에 그들의 논리에 현혹되지 않도록 성경과 기독교 교리를 정확히 가르쳐야 한다”며 “기독교 학생 그룹이 학내 신뢰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훈중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학원사역연구소장은 “이제 막 고교 생활을 마친 신입생들의 경우 신앙의 기본이 안 잡힌 경우가 많다”며 “특히 이 시기에 이단에 현혹되지 않도록 교회나 선교단체, 그리고 가정에서는 체계적인 신앙의 기틀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