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이자 사실상 제로수준… 물가 상승률 뺀 ‘실질 예금금리’ 1% 아래로
입력 2010-03-09 18:48
은행의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등 순수 저축성예금의 실질금리(예금금리-물가상승률)가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연 1%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순수 저축성예금의 실질 이자수입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의미로, 예금이자 의존도가 높은 은퇴자 등의 생활고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이 제공하는 순수 저축성예금 실질금리는 연 0.81%로 2008년 9월(연 0.5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났다. 순수 저축성예금의 실질금리는 지난해 7월 연 2.57%에 달했으나 10월 1.92%, 11월 1.47%, 12월 1.05%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들어서 1% 아래로 하락했다.
특히 예금이자에 붙는 소득세와 주민세 15.4%를 감안하면 1월 실질금리는 연 0.21%로 거의 제로금리에 가깝다. 이처럼 실질금리가 급락한 이유는 최근 예금금리의 상승세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순수 저축성예금의 평균금리는 지난해 10월 연 3.92%, 11월 3.87%, 12월 3.85%로 하락하다 지난 1월 3.91%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지난 1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3.1%로 전월의 2.8%보다 0.3% 포인트 올라가면서 지난해 4월(3.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1.6%, 8월과 9월 각 2.2%, 10월 2.0%, 11월 2.4% 등으로 지난해 5월부터 2%대를 유지했다.
예금 종류별로는 정기예금 금리(잔액 기준)가 지난 1월에 연 3.91%로 지난해 같은 달의 5.68%에 비해 1.77% 포인트 떨어졌다. 정기적금은 연 4.63%에서 3.90%로, 상호부금은 연 4.27%에서 3.93%로 각각 하락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