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친박계 ‘세종시 토론회’ 표정… 지도부 “중진협 힘빼기 의도” 떨떠름

입력 2010-03-09 18:38


한나라당 친박근혜계 국회의원 연구 단체인 ‘선진사회연구포럼’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세종시, 무엇이 국익이고 백년대계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세종시 해법을 찾기 위한 당 6인 중진협의체의 공식 논의가 시작된 바로 다음날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모여 세종시 원안 고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당내에 미묘한 파장이 일었다.

토론회를 준비한 유정복 의원은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전혀 없고, 충청권 여론을 봐도 수정안은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조속히 수정안을 철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세종시 원안에 대해 수정론자들이 지적하는 자족성 부족과 행정 비효율성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반론을 폈다. 조 교수는 “수정론자들은 세종시 건설이 왜 필요하고, 원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며 “세종시 건설은 만성적인 수도권 집중과 국토 불균형을 해소하는 종합적 국토정책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발제자로 나선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정부가 단기간에 교육과학중심도시 구상을 이루기 위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특혜를 대기업에 줬다며 수정안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토론회에는 김태원 이학재 이정현 등 친박계 의원과 세종시 수정안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는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 송영선 노철래 의원 등 의원 20여명이 모습을 나타냈다. 당 안팎에서는 친박계 의원들이 세종시 원안 고수 입장을 재확인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자리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당 지도부와 친이명박계에서는 이번 토론회가 ‘중진협의체 힘 빼기용 아니냐’며 못마땅해하는 시각도 있다.

친이계 핵심 의원은 “중진협의체가 구성돼 당내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세종시 원안이 국익에 맞는다는 내용으로 토론회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내 논의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정복 의원은 “이번 토론회는 중진협의체가 구성되기 전 잡혀 있던 것”이라며 “그동안 세종시 논의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은 바로 잡고, 제대로 알자는 취지에서 토론회를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느냐”고 반박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