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불모지서 선거 흥행몰이 시도… 민주당, 영남서 전략공천

여야가 6·2 지방선거에서 고질적인 지역색을 타파하기 위한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최초로 국민 경선을 치러 후보를 낼 예정이다. 민주당은 영남에서 진보진영 후보 연합 카드로 광역 및 기초단체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 여야가 불모지에서 당선은 안 되더라도 공천 흥행에 성공할 경우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통해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권에서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에서 송인배 후보가 선전한 여세를 몰아 ‘인물론’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공천심사위원회 오영식 간사는 9일 “영남의 경우 지역의 이해를 대변하고 단체장으로서 자질과 능력을 겸비한 인물을 발굴하는 한편, 진보진영 후보 연대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도 총력 지원을 약속하며 영입 작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정세균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을 찾아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영입 작업의 가시적 성과는 없다. 과거 여당 시절과 달리 장관급 인사를 전략 공천하거나 낙선 후보에 대한 배려도 쉽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그나마 양산 재선거에서 나타났던 ‘노풍(盧風)’ 재연을 기대하며 부산시장 후보로 영입을 추진 중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여전히 고사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영남권에서 당선권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민주당 영입 제의를 거절한 채 무소속으로 경남지사 출마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도부가 부산시장으로 경남 출신의 송민순 의원과 김형주 전 의원, 부산 출신의 김정길 김영춘 전 의원 등 영남에 연고를 둔 당내외 인사를 상대로 출마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참여정부 시절 교육부총리를 지낸 윤덕홍 최고위원을 대구시장 또는 경북지사 후보로 투입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