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불모지서 선거 흥행몰이 시도… 한나라, 호남서 국민경선
입력 2010-03-09 18:43
여야가 6·2 지방선거에서 고질적인 지역색을 타파하기 위한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최초로 국민 경선을 치러 후보를 낼 예정이다. 민주당은 영남에서 진보진영 후보 연합 카드로 광역 및 기초단체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 여야가 불모지에서 당선은 안 되더라도 공천 흥행에 성공할 경우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여당의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병국 사무총장은 9일 목소리가 잔뜩 들떠 있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이번에 호남에서 제대로 된 경선이 치러지게 됐다. 사람들 면면을 한번 봐라. 옛날에는 억지로 경선 구색을 갖추느라 급급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괜찮은 사람들이 달라붙어 한판 세게 붙게 생겼다”고 말했다.
전남지사 당내 경선 상황을 언급한 말이다. 한나라당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호남에서 광역이든, 기초단체이든 후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있어도 단수 후보에 불과해 경선은 엄두도 못 냈다. 4년 전 선거에서는 전남지사 자리에 경쟁력이 약한 3명의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혀 서울 중앙당으로 불러 몇 분간 면접을 본 게 유일한 경선이라면 경선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대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전남지사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에 맞붙어 김문일 담양·곡성·구례 당협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또 김기룡 도당위원장도 출마 생각이 있다. 김 당협위원장은 정몽준 대표 사람이고, 김 사무처장은 친이 주류 핵심 그룹에 속해 양측간 대리전 양상도 예상된다.
당에서는 이례적으로 현지에서 집회시설을 빌려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당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초청한 국민 경선 방식으로 흥행몰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도부가 전남지사 경선에 공을 들이는 것은 현지에서 경선 흥행에 성공할 경우 호남에서 뿌리를 내릴 수도 있겠다는 기대에서다. 이 지역 출신인 박재순 최고위원은 “호남의 한나라당 지지율이 통상 2%대에 불과했는데 요즘은 12% 안팎으로 치솟았다”며 “이번에 잘만 공천하면 의미있는 지지율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