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취업후 상환 학자금 금리 年 5.7%… OECD 국가 중 최고

입력 2010-03-09 18:31

우리나라의 든든학자금(취업후 상환 학자금·ICL) 금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올해 처음 도입된 든든장학금의 금리는 연 5.7%로 서민주택 구입자금 대출 금리(5.2%)보다 높다.

반면 영국은 금리가 1.5%(지난해 3월 기준)에 불과하고 스웨덴은 2.1%(2008년 기준)에 그쳤다. 호주는 아예 재학 중 이자를 부과하지 않고 졸업하고 나서도 물가인상률과 같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올 1월 현재 대출금리가 2.39%이며 뉴질랜드는 재학 중 이자를 부과하지 않는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과 같이 수입이 발생하면 원리금을 갚는 취업후 상환 방식을 채택한 국가는 이들 5개국이다. 나머지 국가는 모두 부동산 등을 담보로 대출을 실시하는 모기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교과부는 예산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현재의 금리를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과부에 따르면 이들 5개국은 모두 대학 교육을 무상교육에서 유상교육으로 바꾸고 정부가 자체 예산으로 학자금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자체 예산이 부족해 채권 발행을 통해 학자금 재원을 충당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채권발행 금리가 4.5∼5.0% 수준인 상황에서 학자금 금리를 다른 나라들처럼 2∼3% 수준으로 낮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0.6%에 불과한 정부부담 고등교육비를 OECD 평균인 1%대로 올리고 기획재정부가 재정지원을 확대하면 든든학자금의 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