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김길태, 2세 때 입양 어린시절부터 소년원 들락날락… 오랜 수형생활로 대인기피증
입력 2010-03-09 21:47
부산 덕포동 여중생 이모양 납치살해 피의자로 지목된 김길태(33·사진)는 두 살 때 지금의 부모를 만나 입양됐다. 당시 부산 주례동 모 교회 앞에 버려진 것을 현재의 아버지(69)와 어머니(66)가 거둬 함께 살게 됐다. 위로는 현 부모에게서 태어난 누나 2명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각종 절도 혐의로 소년원을 드나들었고, 부산의 한 상고에 진학해서는 2학년 때 중퇴했다. 1996년 폭력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듬해 9세 여아를 주택 옥상으로 끌고가 돈을 빼앗고 성폭행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01년 출소했으나 한 달 만에 30대 여성을 납치, 성폭행해 8년형을 선고받았다. 교도소에서만 11년의 세월을 보냈다.
경찰이 가족과 친지, 이웃 주민 등을 통해 밝혀낸 김길태의 생활습관은 특이하다.
교도소 생활을 제외하곤 한번도 사상구 일대를 벗어난 적이 없다. 오랜 수형 생활로 대인관계가 제한적인 그는 심리불안 등으로 매일 소주를 마시고 담배는 던힐을 피운다. 술과 담뱃값은 절도로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교도소 수감 중 팔굽혀펴기와 권투 등 규칙적인 생활로 몸을 만들었고, 극단적 불안감과 대인기피증으로 치료받기도 했다.
출소 후 빈집 옥탑방 등을 전전하며 옥상을 타고 이동하거나 담장 넘기 등에 능숙한 솜씨를 보였다. 상의는 후드티를 즐겨 입고, 검은색 파카를 덮어 착용한다.
하의는 청바지 또는 검은색 계통의 바지를 입고 다니며 운동화는 은색 계통의 나이키를 신고 장발에 검은색 비니 모자를 쓰고 다니는 등 변장술에 능하다.
주로 빈집을 돌며 술에 취해 잠자리에 들며 오전 5시쯤 일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 은둔생활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밤에는 빈집과 구멍가게, 시장통 등에서 돈을 훔쳐 라면과 자장면 등으로 배를 채웠다. 야간에는 CCTV가 없는 좁은 골목길이나 사람이 뜸한 길로만 다니고 자기 옷과 가방 등 소지품은 빈집 옥상 물탱크나 은폐된 장소에 숨겨 뒀다.
운전면허와 휴대전화가 없는 김길태는 꼭 필요한 경우 공중전화와 택시를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윤봉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