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 수상한 탈북여성 1호 박사 경인여대 이애란 교수
입력 2010-03-09 19:00
탈북 여성 1호 박사인 이애란(46) 경인여대 식품영양조리학과 교수가 10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Award for International Women of Courage)을 받는다. 이 교수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으로부터 상을 직접 받으며, 미셸 오바마 여사도 만날 예정이다.
이 상은 미 국무부가 매년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기념해 여성 인권이나 정의 실현에 공로가 큰 여성들을 선정해 준다.
이 교수는 8일 수상 예정자들과 국무부 행사에 참석, “오바마 여사나 클린턴 장관을 만나면 모두가 여성이고 자녀가 있는 어머니들이기 때문에 북한의 아동 문제, 탈북 청소년 교육 문제 등을 보다 진지하게 얘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수상 소식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져 그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어 “남북의 문화적 차이를 좁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면서 ‘남과 북의 통일은 밥상에서부터’라는 생각으로 활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교수는 방미 기간 중 의회를 방문, 북한 인권 및 탈북자 문제를 논의하고, 국제 여성단체 주최 행사에 참석하며, 백악관도 방문할 예정이다.
이 교수가 선정된 것은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국내 탈북 여성들의 자활을 돕는 등 어려운 여건의 탈북 여성들의 정착을 헌신적으로 지원해준 공로가 평가돼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의 추천으로 이 상을 받게 됐다.
이 교수는 1997년 돌이 채 안된 아들, 부모와 함께 탈북해 국내에 정착했다. 이후 갖은 역경에 굴하지 않았고, 이화여대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했다. 지난해엔 ‘1990년 전후 북한 주민의 식생활 양상 변화’를 주제로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용기 있는 국제여성상은 올해 동아시아 지역의 이 교수를 비롯해 여성 인신매매, 여성 인권 차별과 싸우거나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해온 아프가니스탄 도미니카공화국 이란 케냐 스리랑카 시리아 짐바브웨 등의 여성 10명이 선정됐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