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 펀드 손실액 모두 되돌려 줍니다”… 증권사 서비스 업그레이드
입력 2010-03-09 20:58
증권사들이 철저한 펀드관리 서비스를 내세우며 ‘펀드 투자자 잡기’에 나섰다. 금융위기 와중에 펀드 투자자들이 투자원금 절반이 날아가는 것을 경험하면서 ‘펀드는 절대 안전상품이 아니다’라는 깨닫고 좀처럼 투자에 나서지 않고 기회만 되면 펀드를 깨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불완전 판매된 펀드는 환불해 주고, 차별화된 사후 관리서비스를 앞다퉈 내놓으면서 ‘고수익’과 ‘안전 투자’를 동시에 약속하고 있다.
◇불안한 펀드 시장=지난달 펀드시장에 모처럼 돈이 들어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2월 1조2339억원 증가했다. 11개월만의 플러스 전환이다. 신한금융투자 임진만 연구원은 9일 “2월 증시가 국내·외 불안요인으로 하락하자 펀드 시장에 저가매수세 유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펀드 유입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경기회복세 둔화로 증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반토막 펀드를 경험한 상황에서 주가가 오를수록 환매 압력도 덩달아 커지기 때문이다.
◇펀드도 리콜한다=이에 증권사들은 철저한 사전·사후 관리서비스를 약속하며 펀드 투자심리 잡기에 나섰다. 대우·하나대투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펀드 리콜(recall)제’를 도입했다. 펀드가 성실 판매되지 않아 손해를 봤다면 투자금을 고스란히 되돌려주겠다는 것. 펀드 불완전판매 유형은 고객 투자성향에 부적합한 펀드 판매, 주요 내용 설명 부족, 펀드 판매 후 투자설명서 미제공, 투자자정보확인서 등의 서류미비나 기재오류 등이다.
리콜 대상 펀드는 이들 증권사에서 판매되는 모든 국내·외 공모펀드다. 신한투자는 중국A주 펀드를 제외했다. 리콜 신청 기간은 펀드가입 후 15일 이내다. 불완전판매 사실이 확인되면 수수료를 포함한 투자원금(세금 제외)을 즉시 환매해 준다.
◇사후 관리 서비스 풍성=펀드 애프터서비스(A/S)도 철저해졌다. 특히 지난 1월 25일 ‘펀드 판매사 이동제’ 도입 후 강화됐다. 사후 관리가 허술하면 투자자들을 경쟁 판매사에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관리서비스가 월등하면 신규 투자자 유치는 물론 타사 고객도 뺏어 올 수도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한달 여간 일평균 50건, 약 284억원의 펀드가 판매사를 갈아탔다.
대표적인 사후 관리서비스는 ‘폭넓고 자세한 펀드보고서 제공’이다. 대우증권은 투자자들이 펀드자산의 자산·국가·업종·통화별 편입 비율을 직접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펀드선진국에서 사용하는 PSR(Portfolio Strategy&Risk) 분석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 자세한 펀드 운용스타일·투자섹터·종목별 분석 등을 제공한다. 삼성증권은 수시로, 신한투자는 주 1회 펀드보고서를 발송한다. 펀드 분석결과에 따라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일대일 전문가 상담이 뒤따른다.
펀드 수익률이 목표치에 달했거나 예기치 못하게 급락했을 경우, 펀드에 주요 변동사항이 생겼을 때는 휴대전화 문자로 알려주는 서비스도 알차다.
대신증권은 막강한 부가혜택을 내세웠다. 2000만원 이상 주식형 펀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펀드에 신규 가입하거나 대신증권으로 펀드 판매사를 이동했을 경우 최고 연 9% 금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최저 1% 금리의 펀드담보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