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 100년] 미쓰이, 군부와 유착 성장… 日 6대 기업집단 중 선두

입력 2010-03-09 21:24

제1부 일본 3대 재벌의 전쟁범죄

③ 광산업 장악한 최대재벌 미쓰이


전전(戰前) 일본 최대 재벌그룹. 잡화상 미쓰이 다카토시(1622∼1694)가 1673년 에도(지금의 도쿄) 니혼바시에 ‘에치고야’라는 포목점을 연 것이 기업의 효시다. 미쓰이 가문은 정부와의 돈독한 관계에 힘입어 1876년 미쓰이물산과 미쓰이은행, 1892년 미쓰이광산 등을 차례로 설립했다. 에치고야는 1904년 일본 최초의 백화점인 미쓰코시백화점으로 재탄생했다.

1931년 만주사변에 따른 군수산업 성장으로 급속히 사업 범위를 확장하다 1932년 당시 최고경영자 미쓰이 단다쿠마가 극우파 테러단체에 의해 암살된 뒤 본격적으로 우익세력 및 군부와 유착했다. 병기와 함정, 탄약, 석탄 등 군용물자 공급에 전방위적으로 기여해 일제의 침략전쟁 수행에 결정적 도움을 줬다. 단다쿠마의 뒤를 이은 최고경영자 이케다 시게아키는 1937년 일본은행 총재에 취임했고, 이후 대장상으로 입각했다(그는 패전 뒤 A급 전범 용의자로 지목됐다).

미쓰이는 조선인 강제동원에도 앞장섰다. 일본 석탄통제회 통계에 따르면 1944년 10월 당시 미쓰이 계열 탄광에만 최소 3만3000명의 조선인 노무자가 있었다. 현재 미쓰이상사와 미쓰이부동산 등 50여개의 직계·방계 대기업을 거느리고 있으며 일본을 대표하는 6대 기업집단 중 선두로 꼽힌다.

오무타(후쿠오카)=특별기획팀 글·사진 김호경 권기석 우성규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