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중진협의체 ‘숨은 출구 찾기’

입력 2010-03-08 18:40


한나라, 첫 회의… 합의안 도출 사실상 회의적

세종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나라당 ‘6인 중진협의체’가 8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친이계와 친박계, 중립성향 의원 2명씩으로 구성된 중진협의체는 앞으로 매주 2∼3차례 모임을 갖고 이달 말까지 세종시 해법 찾기에 나선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는 친이계와 원안 플러스 알파’ 입장을 굽히지 않는 친박계의 견해 차이가 워낙 커 중진협의체가 합의된 안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양 계파 간 갈등을 의식한 듯 정몽준 대표는 중진협의체 참석 의원들에게 초계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중진 의원들은 각자의 지역구와 관련된 이해관계를 버리고 계파의 틀도 버려야 한다”며 “오로지 나라의 미래만 걱정한다는 심정으로 회의에 임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중진협의체에 대한 당내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교황 선출방식’으로 방문을 걸어 잠그고 (세종시 문제에 대한) 결론이 날 때까지 방문을 나서지 않겠다는 결의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첫 회의에 나선 중진의원들은 타협을 통한 세종시 합의안 도출 의지를 다졌다. 친박계 이경재 의원은 “중진협의체에서 모든 계파나 지역을 초월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친이계 최병국 의원도 “타협이 잘 이뤄져서 옥동자가 나았으면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나 중진협의체에 참가한 일부 의원들은 여전한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친이계 이병석 의원은 “기본적으로 영원히 변할 수 없는 정책은 없다”며 원안 고수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친박계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친박계 서병수 의원도 “세종시와 관련해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과연 우리 중진협의체가 어떤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당내에서도 중진협의체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확산돼 있다. 특히 친이-친박계 간 합의안 도출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세종시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한 중간 과정으로 중진협의체를 동원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 중진협의체가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본질적인 해답은 제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경재 의원은 첫 회의를 마친 뒤 “세종시 문제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한 해법을 찾는 데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