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무 문화재청장 “광화문 복원, G20 맞춰 9월 조기완공”
입력 2010-03-08 21:57
경복궁 광화문 복원공사가 9월 조기 완료된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위해서다. 일부에서는 보여주기를 의식한 전시 행정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8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초 12월 초로 예정한 광화문 복원공사를 2개월여 앞당겨 9월 말에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광화문을 원래 위치와 모습으로 되돌림으로써 수도 서울의 상징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G20 정상회의 중 경회루에서 리셉션을 갖는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서울의 역사를 상징하는 광화문의 공사현장을 보여줄 수는 없기에 복원 완료 시점을 앞당기기로 했다”면서 “광화문 복원 자체는 9월이면 전부 끝나고 교통흐름 등 문제 때문에 완공 일정에 여유를 두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어 “3월 중에 문루(門樓) 목공사를 시작하고 5월 문루 상·하층 지붕 공사를 거쳐 6월에는 단청을 하고 8월에는 가설덧집과 가림막 설치작품을 철거할 예정”이라며 “현장 관계자 및 감리단 등과 논의한 결과 조기 완공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조선왕조 법궁(法宮)인 경복궁 남쪽 정문으로 태조 4년(1395년)에 건립된 광화문은 서울성곽 남대문인 숭례문과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로 한국전쟁 때 파괴된 이후 1968년에 복원됐으나 제 위치, 제 모습이 아니어서 2006년 12월 4일부터 복원공사가 추진 중이다.
광화문 복원에는 소나무 18만1075재와 기와 2만6185개가 소요되고, 화강석은 이전에 사용한 것(145㎥)을 포함해 새 것(925㎥) 등 총 1070㎥가 들어간다. 임금이 드나들던 어도(御道) 100m와 주변 궁장(宮墻-궁궐담장) 190m 구간이 복원되고 해태상 2기도 원래 자리를 되찾는다.
하지만 4년여에 걸쳐 진행되는 국가적인 문화재 복원공사의 완공 시점을 G20 행사 때문에 굳이 앞당길 필요가 있느냐는 견해도 있다. 문화계 한 인사는 “광화문 제 모습 찾기를 위한 복원공사를 외빈들에게 보여주려는 일회성 이벤트로 서두른다면 졸속 내지 전시 행정이라는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