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 총리 무죄 확신하지만…” 심경 복잡한 민주당

입력 2010-03-08 18:42

야권의 유력 서울시장 예비 후보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재판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우상호 대변인은 8일 시작된 한 전 총리의 재판 관련 브리핑에서 “무죄를 확신한다”며 “정치 공작적 수사의 음모의 실체를 밝히는 데 당력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선 재판을 통해 한 전 총리의 무죄가 입증될 경우 오는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와 맞물리며 ‘정권 심판론’이 불붙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러한 당 공식 입장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재판 과정에서 진술 이외에 다른 물증이 나올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가 ‘한명숙 대세론’에 젖어 대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 고위 관계자는 “서울시장은 누가 뭐래도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라며 “재판 결과가 만에 하나 우리 예상과 다르게 나올 수 있는 상황에도 당은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데 지금 그런 모습이 없다”고 질타했다.

엄기영 전 MBC 사장 등 제3의 인물 영입론이 거론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나라당이 ‘오세훈 원희룡 나경원’의 차세대 리더 3파전이라는 경선 카드가 본격 작동하고 있는데 반해, 민주당이 미리부터 한 전 총리에 대한 전략 공천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흥행 면에서도 뒤질 수 있다는 게 영입론자들의 주장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