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게임업체 잇단 사회문제에 곤혹
입력 2010-03-08 18:16
게임 업체가 딜레마에 빠졌다. 게임 중독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면서 정부가 관련 대책을 내놓는 등 ‘게임 몰입도’가 비판의 대상에 올랐다. 온라인 게임은 몰입도가 높을수록 사용자가 늘고, 이는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 사회적 비판을 무시할 수 없고, 그렇다고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조치를 취하기도 쉽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일정 시간 게임을 지속하면 게임 캐릭터의 성장 속도를 낮추는 ‘피로도 시스템’을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상담, 치료 사업을 강화하고 현재 5억2000만원인 게임 과몰입 대응사업 예산도 50억원으로 증액키로 했다.
게임 업체 매출은 몰입도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 세계 히트 게임인 ‘리니지’나 ‘아이온’은 한 번 앉으면 몇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높은 몰입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높은 몰입은 사회 부적응과 범죄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게임 업체로선 재미있되 중독 없는 게임을 만들어내야 하는 모순 과제를 떠맡은 셈이다. 또한 중국 등 후발국들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몰입도를 낮추면 매출이 줄고 후발국인 중국에 추격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게임 몰입을 낮추는 여러 방안이 제기되고 있지만 대부분 게임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라 수익을 고려해야 하는 업체들로선 선뜻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성인에 대한 게임 몰입 규제는 더 어렵다. 경제력을 가진 이들을 섣불리 통제하려들다가 이들이 반발, 다른 게임으로 갈아타면 손해는 오롯이 업체 몫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정이 이렇지만 정부 규제에 대놓고 반발할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김도훈 라동철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