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판 IMF’ 출범 탄력… 獨 재무장관, EMF 창설 역설
입력 2010-03-09 00:28
유럽판 국제통화기금인 유럽통화기금(EMF) 설립이 추진된다.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들이 경제정책에서 서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유로존 내부 안정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비슷한 권한과 노하우를 가진 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IMF와 경쟁하려는 게 아니라 유로존이 경제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가까운 장래에 EMF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해 유로존 국가에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급은 그리스처럼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일부 국가가 유로존 전체를 위협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구상단계인 EMF는 유로존 국가의 재정상태에 대한 감시와 함께 재정상 문제가 생길 경우 페널티를 주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
페널티에는 해당 국가에 대해 EU 장관 모임에서 투표권을 박탈하거나, 유로존 지위를 일시 중지시키는 강력한 안들도 검토되고 있다.
1999년 유로화 출범 이래 프랑스가 줄기차게 주장해 온 EMF 창설 안에 독일이 가세함에 따라 EMF 출범이 탄력을 받게 됐다. EMF가 만들어질 경우 이는 유로화 탄생 이후 유로존 내 최대 사건이 될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