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부정적 영향 크다” 결론
입력 2010-03-08 18:05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전문가들의 검토 결과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결론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지난 40여년 동안 제주사회에 논란이 돼 온 케이블카 설치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라산 로프웨이(케이블카) 타당성 검토 태스크포스(TF)는 8일 “2000년의 한라산 삭도 설치 타당성 조사보고서에서 최적의 대안으로 제시된 영실 노선은 생태적인 영향과 경관훼손의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종 종합의견을 밝혔다.
검토팀은 지난해 7월 각계분야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돼 분과별 회의, 국내외 사례조사, 현지조사 등을 실시해 왔다.
검토팀의 의견은 환경성, 경제성, 사회성 등 3개 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환경성 분과의 검토 결과 “영실 노선 시점부 권역의 시설들은 천연림 훼손이 큰 환경적 영향 요인으로 판단되며, 중간 지주설치와 종점부 시설은 한라산 아고산대의 자연생태계 훼손이 불가피하며 오름의 훼손이 우려된다”고 제시했다.
경제성 분과에서는 2000년 보고서의 경제성 분석 데이터가 현재 시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케이블카 이용객 수와 초기 시설투자 비용 등이 객관적으로 재추산 돼야 하고, 영실 노선의 정류장·주차장·진입로 확장·포장 등의 추가비용을 고려하고 환경관련 비용(경관훼손 비용, 복구비용, 자연보존 비용 등)의 객관적 추정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사회성 분과는 한라산이 지니고 있는 생태적 가치나 문화적 상징성, 다양한 보호구역 지정 취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수익성을 목적으로 한 시설 설치보다는 제주발전의 다양성과 공공성 증진에 초점을 맞춰 한라산 가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의견을 정리했다.
검토팀은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 작업이 완료돼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가 적법해진다 하더라도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의 보전 차원에서 검토 결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하며, 도민들의 합의가 고려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검토팀의 의견을 기본적으로 존중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그룹의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해 토론회, 설명회 등을 개최한 뒤 최종방침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