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인상 공격형→수비형… 비밀은 일제 유행 안경에 있었다
입력 2010-03-08 17:17
[쿠키 생활] 안경 하나가 이미지를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을까. 최근 시력 보정용으로 안경을 착용한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 이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다. 이 대통령은 백내장 수술을 받은 후 어쩔 수 없이 낀 안경 때문에 ‘부드러워졌다’ ‘인상이 좋아졌다’ 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이 선택한 안경테는 일본 수입 제품이다. 갈색 플라스틱 테로 전체적인 모양은 사각형이지만 맺음세가 둥근 형태다. 20∼30대 직장인이 주된 소비층이다. 보통의 중년 남성이 금속 테를 찾는데 반해 이 대통령은 젊은 감각의 제품을 골랐다.
가격은 30만 원 선으로 사회적 지위에 비해 소박한 안경테를 택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소뿔로 만든 테 등 고급 소재일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고 전했다.
이 안경을 국내에 수입하는 업체 측은 “협찬한 것이 아니라서 우리도 방송을 보고 우리 제품을 착용한 걸 알았다”며 “요즘 유행인 복고풍에 잘 어울리는 테로 테 부분의 금속 장식 등이 세련돼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이 주로 찾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디어에 노출된 후 여러 군데의 안경점에서 이 대통령의 안경이 어디 제품인지 묻는 전화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경 착용 이후 인상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을까. 주선희 교수(51·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학과장)는 “안경이 시선을 분산시켜 날카로웠던 눈매가 편안한 인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원래 이 대통령의 눈은 가늘고 눈 끝이 매섭다. 부드러운 느낌의 테가 그러한 이미지를 완화시켰다는 것이다.
또 안경은 눈뿐만 아니라 코의 느낌도 변화시켰다. 이대통령은 코가 화살촉처럼 내려와 추진력이 있어 보이는 강한 이미지를 줬는데 안경을 쓴 뒤에 코가 덜 길어 보이는 효과까지 누렸다는 것이다. 주 교수는 “광대뼈에 내려앉은 비교적 큰 사이즈의 안경테가 코를 도드라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줘 ‘공격형’에서 ‘수비형’으로 이미지가 순화됐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같은 모양이라고 해도 금속 소재였으면 이미지가 오히려 차갑고 냉철해 보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경은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주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안경 하나로 사람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렇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면서 사람의 실제 성격도 달라질 수도 있다. 점차 표정이 달라지는 등 변화는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필요에 의해 안경을 썼기 때문에 이미지를 위해 안경을 계속 써라 마라 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