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상의 성경과 골프(46)

입력 2010-03-08 09:22

나중에는 알게 될 것이다.

주말이면 수시로 나의 애견 마이클을 데리고 인적 드문 동네 뒷산에 오른다. 개가 한 살 남짓 되었을 때에는 언제 자기를 풀어주고 언제 다시 목줄을 잡는지, 또 왜 잡는지 주인의 뜻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오랫동안 동행을 한 후에는 내 뜻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주인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미리 내 목줄을 다시 잡는구나" 하고 알게 된 것이다. 참 똑똑한 개다. 그래서 과거에는 같은 종인 골든 리트리버가 시각장애인들을 안내했었나 보다.

"내가 하는 일을 지금은 네가 알지 못하나, 나중에는 알게 될 것이다" (요 13:7)

매일같이 주님과 동행하겠다고 하면서도 나는 아직도 주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살고 있다. 조금만 좋아 보이는 일이 생기면 "아! 주님께서 예비하셨구나"하고 방방 뜨다가 조금만 실망스러운 일이 생기면 "도대체 주님 뜻이 무엇인가요?" 반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린 자녀들에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다 설명해 줄 수 없듯이, 주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일일이 설명해 주실 수 없는 일들이 이 세상에는 참 많이 있을 것이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골프도 초보자가 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참 많다. 물론 다 이해를 하면서 골프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쩌면 늙어 죽을 때까지도 못 배울 것이 너무 많을 것이다. 그러니 선생님 말씀 믿고, 또 고수들 말을 성의껏 듣고 한참을 따라하다 보면, "나중에는 그 뜻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미켈란젤로가 삶의 모토로 이야기한, "나는 지금도 배우고 있다"라는 말처럼 인생도 골프도 늘 배움에 대한 좋은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런 뜻에서 내가 평소 마음에 품고 있는 골프 명언들을 몇 개 소개한다.

1.기본을 배우고 그 기본에 충실하라. 일회용 밴드 같은 처방은 결코 오래 가지 않는다(Learn the fundamentals of the game and stick to them. Band-Aid remedies never last). -Jack Nicklaus

기본기에 충실하지 않고, 그때그때 아쉬운 대로 득점하기에만 급급하다면, 탁구 당구 같은 종목에서도 고수가 되기 어렵다. 골프는 특히 기본기 구축 없이 작은 요령이나 솜씨만을 추구한다면, 결코 상급자 대열에 속할 수 없게 된다.

2. 자신의 스윙을 분석하지 마라. 제대로 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 프로에게 맡겨라(Don't analyze your own swing. The chances are you can't do it properly. Have a pro do the job). -Sam Snead

나는 입문 초기에 약 1년간 꾸준히 프로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평소 궁금증이 많아서 외국의 골프 서적을 많이 사 보았고, 의문이 가는 것은 많이 물어 보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프로의 지도를 절대 우선적으로 경청했다. 많은 아마추어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귀동냥으로 단편적인 지식을 습득하였다가는 나중에 그 중구난방형의 스윙을 교정하는 데 고생을 꽤 많이 해야 한다. 특히 골프는 주변에 레슨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이 흠이다.

“만일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 하시니”(마 15:14)

3.늘 쉬지 않고 배우라. 그것이 젊음과 힘의 비결이다(Always keep learning. It keeps you young) -Patty Berg

노인복지관에서 자원봉사자로 골프 강습을 할 때 고교 시절 야구 선수를 했다는 S노인을 열심히 지도했고, S노인은 지도를 받으면서 자기가 젊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코치의 말에 절대 복종을 하고 따르던 S노인은 70세에 입문하여 1년 만에 골프장 라운드 10회 만에 보기 플레이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구력이 오래된 친구들이 S노인의 스윙을 보면서 신세대 스윙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오랜 친구들은 그 옛날의 역 C자 스윙으로 허리에 부담이 많이 가는 그런 스윙을 배웠던 골퍼들이었다. 요즈음도 간간이 TV에서 보이는 콜린 몽고메리의 70~80년대 스윙과 PGA LPGA 신세대 스타들 스윙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골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