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명가 모비스, 정규리그 2연속 제패 위업

입력 2010-03-07 22:22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었다. 전날까지 공동 1위 부산 KT는 안양 KT&G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여유있게 앞서 나간 끝에 94대 75로 여유있게 승리했다.

남은 것은 창원 경기였다. 부산 사직체육관의 관중들은 경기가 끝났지만 운동장 내 전광판을 통해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울산 모비스와 창원 LG의 경기를 지켜보며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울산 모비스도 무난히 승리하는 듯했다. 3쿼터까지 66-57로 창원 LG에 앞섰다. 경기가 이대로 끝나면 KT의 승리에 관계없이 모비스가 정규시즌 우승이었다. 하지만 9연승 행진중인 창원 LG는 마지막까지 모비스의 발목을 잡았다. 4쿼터 들어 LG는 무섭게 모비스를 몰아붙이며 65-68, 3점차까지 쫓아갔다.

위기의 순간, 모비스에는 브라이언 던스톤과 함지훈이 있었다. 두 선수는 잇따라 슛을 성공시키며 74-65로 점수차를 다시 벌렸다. 결국 승부는 모비스의 80대 69 승리로 끝났다. 2009∼2010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이 모비스로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정규리그를 제패했고 최근 다섯 시즌중 네 차례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전신인 기아 시절을 포함하면 정규리그에서만 5번이나 우승을 차지, 이 부문 최다 기록을 하나 더 늘렸다. 모비스를 제외하고는 정규리그에서 4번 이상 우승한 팀은 없다.

정규리그 준우승은 40승14패로 모비스와 동률을 기록했고 맞대결에서도 3승3패 동률을 기록했지만 맞대결 득실률에서 뒤지며 분루를 삼킨 KT가 차지했다. KT는 구단 역사상 최다승 타이기록인 40승을 거두고도 정규시즌 2위에 머무는 불운을 맛봤다.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에 대한 기대도 아쉬움 속에 접어야 했다.

1위와 2위가 결정됨에 따라 10일부터 진행되는 6강 플레이오프 대진도 확정됐다. 10일부터는 4위팀 창원 LG와 5위팀 원주 동부가, 11일부터는 3위 전주 KCC와 6위 서울 삼성이 각각 5전3선승제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붙게 됐다.

LG-동부전 승리 팀은 20일부터 모비스와, KCC-삼성전 승리 팀은 21일부터 KT와 5전3선승제 4강 플레이오프를 벌이며 이 대결의 승자가 31일부터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다.

한편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삼성이 대구 오리온스에 84대 79로 승리했고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서울 SK가 인천 전자랜드에 81대 67로 이기며 시즌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