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크라머 빙속 1만m 재대결 무산

입력 2010-03-07 18:09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 금메달리스트 이승훈(22·한국체대)과 세계 빙속 장거리 최강자 스벤 크라머(24·네덜란드)의 재대결이 무산됐다.

김관규(43) 빙속 대표팀 감독은 7일 “밴쿠버 귀국 이후 이승훈의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오는 19일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개막되는 올어라운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지난 2일 밴쿠버에서 돌아온 뒤 방송출연과 각종 환영행사 참석 등으로 운동을 거의 못 했다. 이승훈이 한국체대 동기인 모태범(21), 이상화(21)와 함께 3총사 단위로 섭외 대상 1순위가 되다보니 개인 훈련 일정을 잡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김 감독은 빙속 금메달 3총사의 향후 방송출연 여부에 대해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이 개인 차원에서 출연하는 TV 연예오락 프로그램은 지난주 금요일 방송된 SBS 절친노트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조만간 빙속 대표팀 코칭스태프 재선임 문제가 일단락 되는대로 최대한 빨리 선수들을 소집해 2010∼2011 시즌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올림픽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실수(코스 이탈)로 남자 1만m 금메달을 날린 뒤 이승훈과의 재대결을 원했던 크라머의 계획(본보 2월26일자 7면)도 다음 시즌(2010∼2011)으로 미뤄지게 됐다.

크라머는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간)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팀 추월 경기에 출전한 뒤(동메달 획득) 네덜란드로 돌아가 올어라운드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해왔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헤렌벤이 크라머의 고향이이서 홈팬들 앞 명예회복 기대도 없던 일이 됐다. 올 시즌 남자 5000m와 1만m 월드컵 세계랭킹 1위인 크라머는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최고 선수를 가리는 올어라운드 세계선수권대회 2007, 2008, 2009년 챔피언이다.

김 감독은 “이승훈과 크라머의 재대결 시점은 가장 빨라야 오는 11월”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시리즈로 치러지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새 시즌은 보통 11월에 시작해 이듬해 3월 끝난다.

이번 시즌(2009∼2010) 주요 대회가 남아있는 빙상 종목은 피겨와 쇼트트랙이다. 캐나다 토론토로 돌아간 김연아(20·고려대)는 오는 22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시작되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은 19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개막하는 세계선수권대회와 27일부터 이탈리아 보르미오에 열리는 세계 팀 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지난 5일 훈련을 재개했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