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키 리졸브 연습… 北 “핵전쟁 연습” 반발 도발 우려
입력 2010-03-07 22:06
유사시 한국 방어를 위해 신속한 미군 증원군의 전개를 숙달시키기 위한 훈련인 한·미 키 리졸브(Key Resolve) 연습이 8일 시작된다.
오는 18일까지 남한 전역에서 실시하는 이번 훈련에는 주한미군 1만여 명과 증원 미군 8000여 명 등 예년보다 적은 수준인 미군 1만8000여 명이 참가한다. 지난해에는 항공모함이 파견되는 등 2만6000여 명의 미군이 참가했지만 올해는 항공모함이 참가하지 않기 때문에 미군 수가 줄어들었다는 게 한미연합사 측의 설명이다.
이번 훈련 기간에는 한·미 연합 야외기동 연습인 ‘독수리훈련(Foal Eagle)’도 실시된다. 한국군은 군단급, 함대사령부급, 비행단급 부대 등 2만여 명이 참가한다.
연합사 관계자는 7일 “이번 연습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정신에 입각해 매년 비슷한 시기에 해온 정례 연습”이라며 “다른 연합사 연습과 마찬가지로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연합사의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계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증원군에 항공모함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도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차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북한 인민군은 키 리졸브 연습을 비난하며 비핵화 중단과 남북, 북·미 간 군사대화 단절을 선언했다.
북한군은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이번 연습의 성격 자체가 핵전쟁 연습, 북침전쟁 연습인 만큼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과정은 부득불 중단될 것이며 우리의 자위적 핵 억제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성명은 또 “우리 혁명 무력은 더 이상 정전협정과 북남 불가침 합의의 구속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를 겨냥한 전쟁연습이 계속되는 한 조(북)·미, 북남 사이의 모든 군부 대화는 단절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핵시설의 불능화를 되돌리고 2차 핵실험까지 강행한 북한이 새삼스럽게 비핵화 중단과 정전협정의 무력화를 언급한 것은 6자회담을 지렛대로 평화협정의 중요성을 띄우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우리 군은 북측이 이번 훈련 기간에 함정을 겨냥한 함대함 미사일이나 해안포 발사,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총격전, 동서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전투기 위협 비행 등 모든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면서 “수사적인 위협에 그친 경우가 많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