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도 ‘민생 행보’?… 비날론기업소 재가동 기념 군중대회 현장 이례적 참석
입력 2010-03-07 22:07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일 16년 만에 재가동에 들어간 2·8비날론연합기업소 준공 경축 함흥시 군중대회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이 외빈 환영 같은 군중대회에는 드물게 참석했지만, 경제 분야 군중대회에 참석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태종수 함경남도 당 책임비서 등 74명에게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상훈인 노력영웅 칭호를 한꺼번에 수여했고, 각종 칭호와 훈장을 받은 인원도 간부와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등 2500여 명에 달한다.
김 위원장은 또 이 기업소에 특별감사문을 보내 “2·8비날론 현대화는 새로운 원자탄을 쏜 것과 같은 특대형 사변이고 사회주의의 대승리”라며 “16년 만에 공장을 다시 살려냄으로써 제재 압살 책동에 광분하는 제국주의자들의 뒤통수를 호되게 처갈겼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군중대회에 참석할 정도로 2·8비날론연합기업소 준공을 반긴 것은 신년공동사설에서부터 강조해온 인민생활 향상을 챙기는 지도자상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화폐개혁 이후 경제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인민생활을 직접 챙기며 내부 불만을 다독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에도 두 차례나 이 기업소를 방문했으며,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함흥까지 불러 면담할 정도로 공장 재가동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비날론은 무연탄에서 얻은 카바이드를 원료로 만든 합성섬유의 일종으로 나일론보다 다소 거칠지만, 북한은 원료인 무연탄과 석회석이 풍부해 비날론 생산을 고수해왔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