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로버트 朴의 고난과 北의 야만

입력 2010-03-07 20:37

북한에 43일 동안 억류됐다가 지난달 6일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로버트 박이 미국에 돌아간 뒤 정신병원에 입원했었다고 한다. 로버트 박의 신앙적 스승인 존 벤슨 목사는 4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공포에 직면할 때 다급해하는 불안 증세를 보이고 대화할 때조차 호흡이 매우 격할 정도로 온전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얼마나 가혹한 일을 당했기에 그런 지경이 됐을까. 로버트 박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인한 불안 증세 때문에 북한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인권 운동과 탈북자 보호 활동을 해온 로버트 박은 지난해 성탄절 두만강을 건너 입북한 직후 경비병들에게 초주검이 되도록 매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이 아니었다. 로버트 박과 함께 북한인권 운동을 해온 시민단체 ‘팍스 코리아나’의 조성래 대표는 로버트 박이 평양에서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한 성적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로버트 박은 “북한은 독일 나치보다 악랄한 정권”이란 말도 했다 한다. 로버트 박이 “그릇된 생각을 뉘우쳐 관대하게 석방키로 했다”던 북한 발표가 허위와 기만임을 증언한 것이다.

로버트 박은 북한 주민과 지도부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문호 개방과 강제수용소 폐쇄 등을 촉구할 목적으로 두만강을 건넜다. 조 대표에 따르면 6일 오전에도 선교단체 사역자가 두만강을 건너가다 북한 경비병의 총에 맞고 되돌아왔다고 한다. 로버트 박의 경우에서 보듯 특공대식 월경 입북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달 27일 캘리포니아주의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로버트 박은 어제 법원 심리를 받고 퇴원했다. 그의 행위는 결과적으로 무모한 것이었고 영혼과 육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땅에 떨어진 밀알은 싹을 틔우는 날이 올 것이다. 로버트 박이 겪고 있는 고난과 숭고한 목적을 생각하며 그의 쾌유를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