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심한 날, 눈 비비지 말고 씻어라
입력 2010-03-07 17:37
신선한 바람과 따스한 봄소식과 함께 올해는 황사가 더욱 심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다. 황사로 인한 건강 피해를 줄이기 위한 생활수칙을 챙겨야 할 때다.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이형근 교수는 “황사는 먼지 자체도 문제이지만, 중국의 공단지역을 통과하면서 각종 중금속 오염물질과 바이러스, 세균 등의 병원체가 섞여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경고했다.
황사 현상 때문에 생기는 눈병만 해도 3가지나 된다. 먼저 황사 자체로 인한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황사 속에 포함된 여러 종류의 중금속 때문에 생기는 자극성 결막염, 그리고 황사에 의해 손상된 눈 점막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투해 일으키는 감염성 결막염 등이 그것이다.
국제노안연구소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은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기간에 사람이 흡입하는 먼지의 양은 다른 계절보다 3배에 이르며 금속 성분도 종류에 따라 2∼10배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평소 눈병에 자주 걸리거나 눈이 약한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사 현상은 해마다 3∼4월에 많이 나타난다. 이 기간 중 중요한 눈병 예방 포인트는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는 것이다. 황사로 인한 이물감 때문에 눈을 만지고 비비게 되면 눈에 상처가 나 가려움증과 통증 같은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바람이 많이 불고 황사도 심한 날 부득이 외출을 해야 할 때에는 보호안경이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귀가 후 미지근한 물로 눈을 씻어 줘야 한다.
소금물이나 식염수 등은 눈을 자극할 우려가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고,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될 경우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준다. 또 시력이 약한 사람은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낫고 승용차를 운행할 경우 창문을 열지 않는 게 좋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