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고 떠난 美 100세 할머니
입력 2010-03-05 21:29
방 하나짜리 집에서 평생을 혼자 산 100세 할머니가 700만 달러(약 80억원)의 유산을 대학에 기증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4일 미국 시카고 트리뷴이 보도했다.
그레이스 그라너라는 이름의 이 할머니는 미국의 대공황을 거친 세대답게 알뜰했다.
옷은 재고정리 세일을 통해 샀고 자동차 없이 걸어 다녔다. 그라너 할머니는 미국 부촌 가운데 하나인 일리노이주 레이크포리스트에 작고 초라한 집과 색과 무늬가 제각각인 접시와 구닥다리 TV, 평범한 가구 몇 점만 남긴 채 지난 1월 세상을 떠났다.
그런 할머니가 변호사를 통해 모교인 레이크포리스트 대학에 700만 달러를 전달했다. 이 돈은 할머니가 1935년 직장에서 받은 180달러 상당의 주식을 한 번도 팔지 않은 덕분에 모으게 됐다.
할머니는 1931년 대학을 졸업한 뒤 시카고에 본사를 둔 애보트연구소에 비서로 입사, 43년간 근무했다.
평생 결혼을 안 한 이 할머니는 생전에도 모교에 총 18만 달러에 이르는 장학금을 기부해왔고 2년 전엔 사후에 전 재산을 기증한다는 약속을 했다. 레이크포리스트 대학 학생들은 이를 통해 매년 12명 이상이 해외에 나가 인턴십을 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할머니가 혼자 살던 작은 집도 대학에 남겨져 장학금 수혜 대상이 되는 여학생의 숙소로 이용될 예정이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