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한은, 2009년 성장률 ‘이견’
입력 2010-03-05 18:28
윤 재정 “0.2%는 속보치… 더 높아질 것”
한은 “4분기 약간 상향… 거의 차이없어”
지난해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을 놓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난 1월 발표된) 지난해 성장률 0.2%는 속보치”라며 “잠정치로는 조금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집계, 발표하는 한은은 이에 대해 부정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산업활동 동향의 호조로 4분기 성장률은 0.2∼0.3% 포인트 정도 상향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 부분이 연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미미한 수준으로, 지난해 성장률이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한은 관계자도 “분기별 성장률 구성은 달라질 수 있으나 연간 성장률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오는 22일 지난해 기업 결산 자료 등 추가 통계를 반영, 사실상의 확정치인 ‘2009년 연간 GDP(잠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윤 장관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라며 세종시 논란도 그 하나로 들었다. 윤 장관은 “세종시를 둘러싼 논란, 재원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무상급식 확대 주장, 일률적인 정년 연장 요구 등이 포퓰리즘 사례”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세종시와 관련해 “경제적 효율이나 비용 측면에서 볼 때 세종시 부처 이전에 대해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다”면서 “수요자나 공급자 입장에서 모두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천에서 광화문으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하루 두 번만 오면 얼이 빠진다”면서 “실무자도 결재 서류를 가지고 광화문까지 와야 해 이 비용을 계량화하면 말로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윤 장관은 4대강 사업에 대해선 “4대강 사업 예산보다 고용창출, 복지예산 지출에 더 많이 쓰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내 답변은 당연히 ‘노(NO)’다”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 폄하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이 사업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상황에 대해선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이 없으며 고용도 3월부터 정상화 과정에 접어드는 등 회복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