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TK 역차별론 이해안돼”… 세종시 관련 민심 다독이기
입력 2010-03-05 18:21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올 들어 처음 대구를 찾았다. 대구·경북 업무보고를 받기 위한 방문이었으나, 세종시 수정에 따른 대구·경북 역차별 논란 등으로 흉흉해진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의도도 짙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연구개발(R&D) 특구 지정 검토라는 선물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대구시청에서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광주는 물론 대구를 R&D 특구로 지정하는 행정적 준비 작업에 착수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또 “R&D 특구는 과학비즈니스 벨트와 연계한 대구·경북 지역의 특화된 발전전략으로서 대한민국의 원천·응용·산업 기술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D 특구로 지정될 경우, 국가연구개발사업 수행, 세제지원 및 부담금 감면 특례 등 수천억원대의 지원 혜택이 주어진다. 현대 대전 대덕이 유일한 R&D 특구이며,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들이 특구 지정을 신청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역차별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근래 세종시가 되니 대구·경북이 어려워진다, 손해 본다고 한다”며 “대구·경북이 어떤 지역인데, 만날 피해의식 갖고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첨단복합단지(첨단의료 복합단지)도 다 빼앗기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왜 걱정해요”라고 되물은 뒤 “참 희한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또 “머릿속에서 정치적 계산을 다 버리시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KTX편으로 도착한 동대구역과 시청 주위에는 수백명의 시민들이 나와 환영했고, 이 대통령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들이 내걸렸다. 이 대통령은 “다른 지역에 가면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하는데, 여긴 그냥 ‘이명박’이라고 한다”며 “역시 고향에 온 느낌이 다르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지난해 경제위기 상황을 회고하며 “작년 한 해는 국민이 걱정할까봐 웃으면서 다녔지만, 반은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작년 웃음은 가짜 웃음이었다. 요즘 웃음은 진짜 웃음”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