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연장은 시청률 지상주의 편승한 꼼수?… MBC 드라마 ‘파스타’ ‘지붕 뚫고…’ 등 3편 방송 횟수 늘려
입력 2010-03-05 18:21
3월 인기 드라마의 연장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계속 보게 된다는 사실에 환호하는 팬들도 있지만, ‘시청률 지상주의’에 편승한 방송사의 꼼수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0% 안되는 시청률로 고전한 ‘탐나는 도다’와 ‘맨땅에 헤딩’을 조기 조영해 논란을 일으킨 MBC가 이번에는 드라마 3편을 연장하고 나섰다.
월화드라마 ‘파스타’는 4부 연장돼 9일 20부로 종영된다. 일일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은 2주 연장돼 19일 마친다.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는 3주 연장돼 다음달 30일 135회로 끝난다. 또한 KBS도 주말드라마 50부작 예정이었던 ‘수상한 삼형제’을 20부 연장해 70부작으로 늘리는 문제를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연장 대상이 된 드라마들은 동시간대 시청률이 높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파스타’는 최현욱(이선균)과 서유경(공효진)의 러브라인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1일 시청률 20%(AGB닐스 미디어리서치)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살맛납니다’도 지난 4일 18.5%로 자체 시청률을 깼다. ‘수상한 삼형제’도 30% 가 넘는 시청률로 주말 드라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방송사는 팬들의 요구와 매끈한 스토리 전개를 연장의 이유로 꼽는다. ‘지붕뚫고 하이킥’은 캐릭터를 선명하게 하고 미진한 스토리를 풀어가기 위해서 추가 연장이 된 경우다. KBS ‘다함께 차차차’에 밀려 빛을 못 보던 ‘살맛납니다’는 경쟁작이 종영되자마자 ‘건강한 드라마’라며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방송사는 후반부에 빛을 본 드라마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연장을 결정했다.
하지만 방송 연장이 그 명분을 실현하며 성공으로 끝내기는 쉽지 않다. ‘다함께 차차차’는 높은 시청률에 힘입어 한 달 연장됐지만 늘어지는 전개로 ‘다함께 질질질’이란 오명을 얻은 바 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학과 교수는 “방송사가 주먹구구식으로 방송 연장을 하거나 조기종영을 하는 것은 문제다. 하지만 작품의 질을 높이고 시청자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한 연장은 결과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고 말했다. 이어“기존의 에피소드를 질질 늘리고,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회상 장면을 삽입하는 식의 연장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하지만 새로운 에피소드를 추가하면서 캐릭터의 깊이를 더하는 식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연장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