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애국지사 62명 친필 글씨, 편지 등 자료 책으로 정리한 애국지사 조경한 선생 후손 심정섭씨
입력 2010-03-05 18:08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것이 친일 청산의 첫 걸음입니다.”
3·1운동 91주년을 맞아 애국지사의 후손이 항일애국지사들의 유묵집을 펴냈다. 40년 동안 독립운동과 친일파 관련 자료를 모아온 백강 조경한(1900∼1993) 선생의 외손자인 수필가 심정섭(67·광주 매곡동)씨는 독립운동가들의 친필서한, 시 등을 모아 만든 ‘민족의 기백’을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심씨는 전국을 돌며 민족의 정기가 서린 유묵을 하나하나 수집했다. 207쪽 총 5단원으로 구성된 자료집에는 김구, 한용운, 조만식, 최익현, 신익희, 조경한, 민영환 등 62명의 항일애국지사들이 남긴 귀중한 자료 100여점이 수록돼 있다.
제1장 ‘항일순국열사’에는 민영환, 손병선, 송병순, 홍만식, 황현 등 국내에서 순절한 애국지사의 친필 글씨 등이 실려 있다. 이어 제2장 ‘항일절의(節義)지사’에는 한용운, 조만식, 고광순 등 국내에서 투쟁한 애국지사가 남긴 글씨, 시 등이 담겨 있는데 특히 한용운의 현판 글씨, 정인보의 편지 등이 관심을 모은다.
제3장 ‘해외독립투사’에는 김구, 신익희, 조경한 등 주로 해외에서 활동한 애국지사, 제4장과 제5장에는 광복 직후 애국지사들이 남긴 글씨, 편지, 책 등이 담겨 있다. 특히 제3장에는 ‘이 책을 이영화에게 주니 잘 보존하라’는 김구의 친필 자료와 백범일지가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고교 교감 출신인 심씨는 “친일파 후손은 대대로 잘 살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어렵게 살고 있는 현실이 기가 막혀 애국지사의 자료를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고 말했다.
광주=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