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기업공개는 천천히”… 상장시 주당가치 25달러

입력 2010-03-05 18:07

전 세계에 4억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미국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페이스북’ 상장 여부는 올해 월가의 초미 관심사다. IT 업체로선 구글 이래 최대가 될 페이스북의 상장은 실리콘 밸리의 기업공개(IPO)에 활기를 불어넣고, 월가에도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엔 상장 시 주식가치가 주당 25달러가 될 것이라는 추정까지 나왔다.

이런 시장과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페이스북 창업주 마크 저커버그(25)는 상장에 소극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월스리트저널(WSJ)은 그가 4일 인터뷰에서 “투자자 및 직원들과의 약속이기에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결코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이 신규 상장되면 저커버그는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20대로 등재된다. 그는 페이스북 주식의 4분의 1 이상을 소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80년대 컴퓨터 혁명을 선언했던 애플의 스티브잡스나 전 세계 정보의 조직화를 장담했던 구글의 래리 페이지 등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포부를 가진 저커버그다. 하지만 웹이나 휴대전화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그의 사업은 선배 창업자들과 달리 공장이나 대규모 판매부서, 배포망을 만들기 위한 거액의 현금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상장을 서두르지는 않는 것 같다고 WSJ는 분석했다.

저커버그는 “자본이 필요하지 않다면, 자본 증액 압력이 그들과는 다르게 나타날 것이며, 신규 상장에 대한 동기부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도 3년, 5년 후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그런데 (상장을 할 경우)직원들은 회사의 장기적인 목표를 고민하기 보다는 공시거리를 찾고 이것이 주가에 미칠 영향에만 신경쓸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장이 회사의 장기 비전보다는 현재 주가에만 관심을 쏟게 만드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내에서도 기업공개 요구가 많다고 한다. 이럴 때 저커버그는 “좀 더 큰 회사를 만드는 데 관심을 쏟아 달라”고 주문하는 한편, 직원들을 달래기 위해 신규 상장 대신 주주 권한이 제한된 주식을 배분하는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