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중년의 사랑 어떤 색일까?… ‘사랑은 너무 복잡해’·‘사랑은 언제나 진행 중’

입력 2010-03-05 17:43


그녀들에게 다시 사랑이 찾아올 수 있을까. 알만큼 알고, 해볼 만큼 해봤어도 사랑은 언제나 어려운 법. 중년의 이혼녀들에게 찾아온 새로운 로맨스를 다룬 영화 두 편이 오는 11일 개봉한다.

‘사랑은 너무 복잡해’는 50대 이혼녀 제인(메릴 스트립)이 10년 전 이혼한 전 남편 제이크(알렉 볼드윈)와 예기치 않게 밤을 보낸 이후 벌어지는 연애담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제이크는 새 아내가 있지만 제인에게 새삼 연정을 품게 된다. 제이크는 제인에게 서로 힘든 시간을 보냈으니 다시는 싸울 일이 없다며, 연애시절로 돌아가자고 한다. 또 제인의 집 리모델링을 맡게 된 건축가이자 이혼남인 아담(스티브 마틴)도 제인에게 대시한다. 아담은 세심한 자상함으로 제인의 상처를 감싸기 위해 노력한다. 제인에게 두 사람 중 하나를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랑은’은 20대 청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을 주름 많고, 배 나온 50대의 이혼 커플에게 맡겼지만, 영화는 더없이 유쾌하다. 연애 경험이 많든 적든, 나이가 몇 살이든지 간에 사랑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어렵고 복잡한 일임을 영화는 경쾌하게 보여준다.

발랄한 50대 이혼녀를 연기한 스트리프는 자연스럽고, 나이가 들어가는 것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왓 위민 원트’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등의 전작을 통해 여성의 마음을 가장 잘 짚어낸다고 인정받는 여성 감독 낸시 마이어스의 신작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사랑은 언제나 진행 중’은 캐서린 제타 존스가 남편의 외도에 이혼을 하고 두 아이와 함께 뉴욕에 사는 샌디 역을 맡았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딱히 직업을 구하지 못한 스물다섯 살 청년 애럼(저스틴 바사)은 부모 집에 얹혀살며 아르바이트를 하다 샌디를 만나게 된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직업 구하랴, 데이트하랴 바쁜 샌디는 자상한 애럼에게 아이들을 돌봐 달라고 부탁한다. 결국 애럼은 좋은 회사에 취직하지만, 샌디를 위해 이도 포기한다. 하지만 상처가 있는 샌디는 현실을 무시하고 덤벼드는 애럼의 사랑이 아직은 좀 부담스럽다.

제타 존스는 씩씩하고 똑똑한 듯하지만 어수룩하고 마음도 약한 엄마 역에 의외로 잘 어울린다. 아이답지 않은 독설과 아이다운 엉뚱한 소리를 번갈아 내뱉는 두 아이도 귀엽다.

초반에 영화는 소소한 웃음거리를 주며 가볍게 시작한다. 하지만 갑자기 심각한 사건과 진지한 성찰로 무게를 잡는 후반부는 부담스럽다. 15세 관람가.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