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과학이야기] 1000㎂ 미만 미세 전류 환자 치료시대 곧 온다

입력 2010-03-05 21:31


의학과 질병 치료에 머물러 있던 ‘미세 전류’가 일상 생활에서 여러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미세 전류는 1000 마이크로 암페어(㎂) 미만의 미약한 전류를 말한다. 우리 몸에는 약 40∼60㎂의 약한 ‘생체 전기’가 각 기관 간 신호 전달 작용을 하며 흐르고 있다. 이런 생체 전기는 몸에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미약하지만 인체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이런 생체 전기와 비슷한 세기의 미세 전류를 외부에서 몸 속으로 흘려 보내 신체에 전기 자극을 줌으로써 일정한 효과를 얻는 방법들이 광범위하게 연구되고 있다.

그동안 아데노신3인산(ATP) 생성 증가, 상처 및 골절 치유 촉진, 혈액 순환 개선 등 효과가 입증되면서 주로 물리 치료에 관련된 의학적 용어로 활용돼 왔다. 피부과 영역에선 미세 전류를 이용한 방법들이 일부 상용화됐다. 얼마전 미국에서는 외과적 수술이 아닌 미세 전류를 이용해 주름을 개선하는 요법이 개발돼 화제가 됐다. ‘뉴페이스(Nuface)’로 이름 붙여진 이 기계는 아주 적은 양의 미세 전류를 피부 세포에 전달해 근육을 자극하고 탄력을 되찾아 줘 피부의 시간을 되돌리는 원리다. 국내에서도 ‘페이퍼 패치(종이 전지)’ 형태로 붙이고 있으면 미세 전류가 흘러 화장품의 흡수를 돕는 피부 제품도 나와 있다.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전기의학회(회장 이재형·원광 보건대 교수) 주최로 열린 ‘미세 전류 국제 학술 세미나’에서는 피부 영역 외에 미세 전류를 활용한 다수의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가장 주목을 끈 것은 미세 전류를 발생시키는 신발 착용이 인체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다. 발은 신체 부위 가운데 가장 자극점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경북전문대 물리치료과 조용호 교수는 족저 근막염 환자 총 10명(남 5명, 여 5명)을 대상으로 6주 동안 매일 4시간 이상씩 미세 전류 발생 신발을 신게 한 결과, 일반 신발을 착용했을 때 보다 발 통증과 전경골근의 근육 피로를 현저히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골근은 사람이 그냥 서 있을때 뒤로 넘어지지 않고 서 있도록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대구대 대학원 손호희 박사 과정생은 미세 전류 발생 운동화를 신고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을 할 경우 체중 감소와 복부 지방률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밖에 미세 전류를 ‘은 나노’ 입자를 코팅한 스테인리스강 전극을 통해 흘려 보낼 경우 박테리아나 무좀균을 억제해 준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은나노 입자는 항균·살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