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복싱선수·시인 ‘1인3역’… 한림성심대 이석원 교수 화제

입력 2010-03-04 19:15

50대 현직 대학교수가 복싱선수, 시인 등 1인3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춘천 소재 한림성심대학 행정학과 이석원(55·법학) 교수. 이 교수는 지난달 27∼28일 서울 중구구민회관에서 열린 제7회 전국생활체육 복싱대회 60∼65㎏급에 최연장자로 출전해 3위에 입상했다.

당시 이 교수는 최연장자로서 부전승으로 올라갈 수도 있었지만 이를 마다하고 링 위에서 상대방과 1차례씩 녹다운을 주고받는 명승부를 펼쳤다. 이 교수는 “링에 오를 때 혹시 한 대 잘못 맞고 어떻게 되지 않을까 우려는 했지만 겁은 나지 않았다”며 “1라운드에서 얼떨결에 엉덩방아를 찧은 뒤 2라운드에서 5회 연속 펀치를 날려 다운을 빼앗았다”고 말했다.

비록 패했지만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이 교수를 보고 관중들은 박수를 보냈고 왕년의 복싱스타 김태식, 유명우, 장정구씨가 다가와 악수를 건네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중3 때 복싱에 입문했으나 공부를 하느라 그만둔 후 40년 만인 3년 전부터 다시 복싱을 시작했다. 50대에 접어들면서 체중이 늘어나자 틀에 박힌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체력적인 한계와 인내를 시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출전 의사를 밝혔을 때 가족과 동료 교수들도 극구 말렸지만 그의 결심을 꺾지 못했다. 평소 막역한 사이인 최고령 한국챔프 이경훈 아트복싱체육관 관장은 격려를 해줬다. 대회 출전을 위해 6개월 동안 집중 훈련을 한 결과 몸무게가 5㎏이나 빠졌다.

이 교수는 시인이자 수필가로도 활동 중이다. 종합문예지 ‘현대인’의 시 부문에 당선된 이후 시집을 냈으며 ‘현대신문학’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이 교수는 “복싱을 하면서 젊음을 되찾은 것 같다”며 “생활체육의 하나로 복싱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춘천=변영주 기자 yzbyo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