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되찾은 ‘백로마을’ 명성
입력 2010-03-04 22:15
“주민들의 노력으로 백로와 왜가리들이 되돌아와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이라는 마을의 명예를 되찾게 됐습니다.”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압곡리 주민들은 요즘 신바람이 났다. 1995년부터 급격히 줄던 백로와 왜가리 수가 최근 들어 주민들의 노력으로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압곡리는 한때 3000여 마리의 백로와 왜가리가 찾아와 ‘백로마을’로 유명세를 탔다. 마을 전체가 73년에는 천연기념물 제248호로 지정될 정도였다. 하지만 현대화의 물결과 농약 과다 사용 등으로 환경이 훼손되면서 2005년 들어서는 백로와 왜가리가 자취를 감췄다.
이를 안타까워하던 주민들은 서식지 복원에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2006년 새농촌 건설운동이 시작되면서 마을을 재정비했다. 휴경 상태인 논에 물을 가두고 미꾸라지 등 먹이를 한번에 40∼50㎏씩 방사했다. 농약 사용을 일절 금지하고 논에는 우렁이 농법 등을 도입하고, 밭은 친환경 퇴비로 바꿨다.
먹이가 풍부해지고 서식환경이 좋아지면서 2007년부터 백로와 왜가리 개체수가 늘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500여 마리, 지난해에는 800여 마리가 찾아왔다. 2월 중순부터 마을을 찾아와 번식하는 백로와 왜가리는 현재 300여 마리. 이런 추세라면 개체수가 가장 많아지는 5월쯤에는 1000마리 이상이 될 전망이다.
횡성=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