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책 없이 먹고노는 젊은이들

입력 2010-03-04 20:03

교육이나 직업훈련을 받기는커녕 구직활동조차 하지 않고 사는 15∼34세의 청년층, 이른바 ‘니트(NEET)족’이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니트족은 43만명으로, 2008년 39만9000명보다 7.6%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청년실업이 사회 문제로 제기된 지 오래지만 적어도 청년실업자는 경제활동인구로서 일할 의사는 왕성하다. 하지만 니트족은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며 자발적으로 취업을 기피한다는 점에서 청년실업 문제 이상의 심각성을 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니트족이 사회와 소통을 거부한다는 점이다. 사회와의 단절은 취업을 더욱 어렵게 하며 이로써 정상적인 사회활동마저 불가능해지고 마침내 은둔형 사회 범죄로 치달을 수도 있다. 또 노동력 손실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며 놀고먹는 이들에 대한 부양 부담은 가정경제를 좀먹는다. 가위 사회병리적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니트족은 원래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예컨대 일본은 10여년 전부터 니트족에 관심을 둬왔으며 2008년 자국 내 니트족을 64만명으로 추산했다. 한국의 인구가 일본의 38% 정도임을 감안할 때 인구 대비로는 한국에 니트족이 더 많은 셈이다.

선진국 문턱을 겨우 맴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성숙된 사회에서나 등장하는 병적 증상이 만연되고 있음은 심각한 문제다. 특히 국내 니트족은 2003년 29만6000명에서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회와의 소통 거부가 니트족의 중요한 특징인데 그 배경은 역시 고용시장 악화, 청년실업 과잉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그들은 처음부터 교육이나 직업훈련을 기피하지는 않았을 터다. 구직 활동을 해봤지만 좌절을 겪고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구직을 위한 그 어떤 교육·훈련에 대해서도 관심을 접었던 것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니트족 문제는 청년실업 해소가 관건이다. 그와 더불어 교육·훈련·구직·구인이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널리 알려 구직 단념자, 단절자들에게 다시 희망을 불어넣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