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6인 인선완료… “중진협, 김무성은 안돼” 친박 반대로 빠져

입력 2010-03-04 18:41


한나라당은 4일 세종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6인 중진협의체’ 인선을 완료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는 이날 논의를 통해 친이·친박·중도파가 2명씩 참여하는 ‘중진협의체’ 구성을 의결했다. 친이계에서는 이병석 최병국 의원, 친박계는 이경재 서병수 의원이 참여한다. 또 중립 인사로는 원희룡 권영세 의원이 결정됐다. 이경재 의원은 4선, 나머지 5명은 모두 3선 의원이다. 중진협의체는 조만간 첫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세종시 해법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당초 ‘수정안+7개 독립기관 이전’이라는 절충안을 제시했던 김무성 의원도 중립의원 몫으로 중진협의체 참여가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친박계의 반대로 끝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미경 대변인은 “김 의원의 절충안도 중진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할 대상이 되기 때문에 최고의원들 사이에 절충안을 제안한 당사자를 뽑는 데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몽준 대표는 “중진협의체를 중심으로 당 전체의 의견과 주장을 수렴하고 논의해 좋은 대안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면서 “당원 동지와 의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중진협의체를 뒷받침하면 좋은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정안 근간 훼손 불가’를 주장하는 친이계와 ‘절충안은 또 다른 수정안’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친박계의 대립으로 중진협의회 활동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경재 의원은 “원안이나 수정안 중 한 가지를 택하거나, 혹은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간단치 않은 문제”라며 “이 과정에서 친이-친박 어느 측도 명분을 잃지 않고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희룡 의원도 “중진협의체가 어느 정도 권한을 위임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당내 화합이 돼야 다양한 해결책을 함께 고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중진협의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 당 관계자는 “중진협의체가 가동되더라도 계파 간 시각차이가 워낙 뚜렷한 게 문제”라며 “벌써부터 중진협의체가 세종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헛바퀴만 돌리다 끝나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