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이통사 ‘초당 요금제’ 신경전
입력 2010-03-04 23:02
SK텔레콤이 이달부터 초당 요금제를 시작하면서 통신업계가 시끌시끌하다. SK텔레콤의 비교광고에 KT와 LG텔레콤은 발끈하면서도 가입자를 뺏기지 않을까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초당 요금제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면서 경쟁사와 무료발신번호 표시서비스(CID), 데이터정액제 안심서비스까지 비교했다. 광고엔 SK텔레콤만 CID가 무료이며 KT와 LG텔레콤은 월 1000원씩 요금을 받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KT는 자사 가입자의 90%가 넘는 3세대(G) 사용자에게 CID를 무료로 제공하고 2G 사용자 125만명에게만 요금을 받는다. LG텔레콤 역시 현재 가입할 수 없는 옛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 25만명에게 요금을 받고 있다.
때문에 SK텔레콤은 완전히 틀린 정보로 고객을 오도하는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06년 1월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KT와 LG텔레콤의 CID 매출이 각각 2020억원, 1600억원에 달한다”며 “우린 2006년 1월부터 전면 무료화를 시행해 이런 수익을 다 포기했다”고 강조했다.
KT와 LG텔레콤은 “자신들 잘하는 것을 홍보하는 거야 당연하겠지만 왜 과장해서까지 경쟁사를 깎아내리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렇지만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라고 요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작은 잘못을 고치려다 불필요하게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이유다. 광고에 대해 본격적으로 시비를 걸어봐야 여전히 ‘낙전수입’을 챙기고 있다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KT는 현재까지 초당 요금제 도입 의사가 없고 LG텔레콤은 도입을 준비 중이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