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코픽스’가 대세… 출시 열흘만에 2000억 육박

입력 2010-03-04 18:25


은행의 새 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대출상품이 기존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주택담보대출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코픽스의 인기 비결은 두 가지다. 우선 금리가 CD 연동상품보다 연 0.1∼0.4% 포인트 정도 낮아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금리변동 주기가 대개 6개월 또는 1년으로 길어 금리 상승기에 대출자들에게 유리하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코픽스 연동 대출상품이 첫 출시된 지 10영업일 만에 코픽스 연동 대출액이 2000억원에 육박했다.

은행권 최초로 코픽스 상품을 출시한 SC제일은행이 1023건, 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343억원) 우리은행(316억원) 기업은행(260억원) 등의 순이었다.

CD 연동 주택담보대출에서 코픽스 연동 대출상품으로 갈아탄 고객도 늘고 있다. 우리은행은 4영업일 만에 85건, 84억원의 기존 CD 연동 대출을 코픽스로 전환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3일 현재 45건, 73억원이 CD 연동 대출에서 코픽스 연동 대출로 이동했다.

대출 절차를 밟고 있는 건수도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3일 현재 1944건의 코픽스 대출을 신청받아 심사 중이다. 하루 만에 317건 늘었다. 이 은행이 코픽스 상품을 출시한 뒤 대출을 신청받은 3503건 가운데 55.5%인 1944건이 코픽스를 택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집단대출을 제외하면 대부분 개인 고객이 CD 연동형보다는 코픽스 연동형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속속 경쟁 은행보다 낮은 금리의 코픽스 상품을 내놓고 있어 다음주부터는 코픽스 상품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4일 기존 CD 연동 대출보다 최대 0.41% 포인트 낮은 코픽스 상품을 출시했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아파트 전세론과 신용대출 등으로 상품 종류도 늘렸다.

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코픽스 상품이 출시되면서 가입 고객들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가산금리가 많이 붙었던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은 코픽스 연동 대출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