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남아공 월드컵 16강 희망을 봤다
입력 2010-03-04 17:54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희망을 봤다. 정예의 해외파 선수들이 보강된 ‘허정무호’가 4일 강한 압박과 빈틈없는 조직력으로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를 2대0으로 꺾고 기분 좋은 예방 주사를 맞았다.
◇위력 발휘한 압박 축구=중원을 지배하는 압박축구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원동력이었다.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첼시)를 무력화시키고 승리로 이끈 것도 바로 이 압박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전방 투톱 스트라이커와 미드필드진은 상대 공격을 에워싸며 1, 2차 저지선을 잘 만들어줬고, 좌우 윙백을 맡은 이영표(알 힐랄)와 차두리(프라이부르크)는 노련한 플레이로 크로스를 봉쇄했다. 넓은 시야를 지닌 이영표와 힘을 앞세운 차두리의 측면 강압 수비에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은 애를 먹었다. 전문가들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우리보다 강한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도 코트디부아르전에서 보여준 상대의 공간 최소화 전략이 위력을 발휘한다면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시 해외파=해외파들이 합세한 대표팀의 전력은 국내파 위주로 치렀던 지난달 초 동아시아연맹선수권대회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박주영(AS모나코)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이근호(이와타)-이동국(전북)이 투톱을 맡아 공격력의 강도가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그 뒤와 좌우를 받친 기성용(셀틱),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의 활약으로 충분히 만회가 됐다.
박지성은 ‘산소탱크’라는 별명답게 쉴틈없이 중원을 누볐고 후반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활약했던 기성용과 오른쪽 날개 이청용은 찰떡같은 호흡을 보여주며 공격을 주도했다.
◇향후 일정은=‘허정무호’는 코트디부아르와의 친선경기를 치르고 해산했다. 허정무 감독은 이르면 4월 말, 아니면 5월 초 최종 엔트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규정대로라면 월드컵 본선 개막 30일 전인 5월12일 소집된다. 코치진은 그때까지는 소속 팀으로 돌아간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오는 5월16일 에콰도르를 불러들여 친선경기를 치르고 월드컵 출정식을 연다. 이어 5월24일 사이타마에서 일본과의 평가전을 치른 뒤 곧장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로 이동해 시차 적응 등을 염두에 둔 전지훈련을 이어간다. 대표팀은 오스트리아 전훈 기간인 5월30일 또는 31일에 또 한차례 평가전(상대 미정)을 치른다.
6월3일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에 빛나는 ‘무적함대’ 스페인과 마지막 친선경기를 벌인 뒤 6월4일 베이스캠프인 남아공 루스텐버그에 입성한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